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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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황경신님의 글은 처음 읽었음에도 낮설지 않다. 한겹 한겹 따라가면 오래 전 잃어버린 자아가 되살아 난다. 이것은 누구나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을 법한 풍경이요, 마음이요, 시간이요, 사랑이다. 글을 어쩌면 이렇게도 맛깔나게 빚어 내시는지...그저 간결하고 담백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콕콕 찌른다.

 

모든 페이지는 일관되게 사랑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한겨울의 눈과 바람이었다가, 얼음이 녹으면 바다로 흘러가 물고기와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비가 되어 나무를 적시고 꽃망울을 터트리기도 한다. 누구는 사랑으로 괴로워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랑으로 인해 세상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책은 사랑을 이해하고,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사랑의 상실 역시 삶의 과정일 뿐, 그 여행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행에 끝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은 기쁨이고 슬픔이다. 저자는 새로운 사랑을 자신에게서 찾으라고 말하는 듯 하다.

 

「한 천 년 지난 후에 다시 만나도

  내 심장은 더 이상 그대 알아보지 못할 테니

  상처투성이가 되어

  운명을 거슬러 가는 일도 없을 거야

 

  그러므로 사랑아. 너도 어디로든 흘러가라

  칼날 같은 가을 빛에 산산이 부서질 때까지」

 

  <너도 어디로든 흘러가라 中 (p.251)>

 

한글은 참 아름답다. 단어와 문장은 생명을 품은 듯 살아 숨쉰다. 페이지마다 작가가 펼쳐 놓은 감성의 풍광과 인물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만일 '사랑'이 과정이고 진화한다면, 사랑 역시 완성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할 것이므로, 「지워지는 것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조용히 사랑을 곱씹어 보기에 좋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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