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넷플릭스에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막 올라왔을 때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 간질간질했던 기분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소설이다(이제 이 영화를 봐도 더는 간지럽지 않지만). 영화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의 소설 원작인 《사라지지 않는
여름》이 떠오르기도 했다(별 다섯개로 추천하는 소설). 굳이 노선을 구분하자면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는 로맨스가 벌어지는 사건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라서, 사건보다는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개인의 감정 변화와 심리 묘사가 탁월한 《사라지지 않는
여름》과는 좀 결이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복잡다단한 이야기라서 좋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딱 한 단어로 이 책을 소개하자면, "엉망 본질 주의자"가 좋을 것 같다. 엉망진창의 사건과 사고, 사람, 그들이
만들어내는 온갖 불협화음이 넘길 책장이 거의 다 바닥날 즈음에는 어느새 서로 어울려 음악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런 독서 경험과, 등장인물들이 자주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또, 예전에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문제로 출제된 러시아 가수 '비타스'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가수는 무척 높은 음역으로 노래하는데, 하늘에 계신
엄마에게 자신의 노래가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도 비슷한 대목이 등장하는데,
그러고 보면 음악만큼 하늘에 닿는다는 상상을 하기 좋은 대상도 없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중간중간 그림으로 삽입된 주인공이 끄적인 메모가 등장하는 구성은 살짝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 메모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