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랬냐면 내가 아는 남자애들이 서로 싫어하면서도 똘똘 뭉쳐서 한목소리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분개하고 시고니 위버가 새 영화에서 남자들 아무도 못 죽인 괴물을 죽였다고 화를 내고 케이트 부시가 고양이 같다고 싫어하고 고양이는 여자 같다고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였다.

그 여자들은 우리 지역 최초의 페미니스트 집단인데 아주, 아주 상도를 벗어난 사람들로 확실하게 취급된다. 일단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상도를 벗어난다. ‘여성’이라는 말도 가까스로 상도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인데. ‘문제’ 등과 같은 일반적인 단어와 결합해 어감을 좀 부드럽게 해보아야 페미니스트와 여성이 합해지는 순간 끝난 거다.

"그 여자들한테 창고를 내주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지. 전복적 계획을 세울 수도 있어. 안에서 동성 섹스를 할 수도 있고. 낙태 시술을 하거나 받을 수도 있어." 그래서 예배당에서는 안된다고 했다. ……에 따라, ……을 위반하므로, ……를 근거로, 여자들의 요청을 들어준다면 예배당 원칙에 어긋나는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며 여자들이 그런 요청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라고 했다.

문제 여성들은 집에서 일어난 일이나 개인적이고 평범한 일들, 이를테면 길을 걷다가 남자한테, 생판 모르는 남자한테 얻어맞는 일, 아무 이유도 없이 그 남자가 기분이 안 좋아서 누구를 때리고 싶었다거나 아니면 ‘물 건너’의 군인에게 시달림을 당한 뒤라 그걸 갚아주고 싶어서 지나가는 여자를 때려서 얻어맞는 일 따위를 이야기했다. 아니면 걸어가는데 누가 엉덩이를 슬쩍 만지는 일 같은 것. 길에서 남자들이 큰 소리로 외모를 품평하는 일. 장난으로 눈싸움을 하는 척하면서 호되게 공격하는 것. 여름에 날이 더워서 옷을 가볍게 입거나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길거리에서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당하는 고충. 또 생리가 수치스러운 일로 취급되는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임신도 마찬가지로 피할 수 없는 일인데도 임신한 사람은 존엄을 지키기가 힘들다고 했다. 또 일상적인 신체적 폭력을 가지고 마치 그게 그냥 여느 폭력이 아닌 것처럼 말했다. 싸움을 할 때 블라우스를 찢고 브래지어를 찢고 몸을 슬쩍슬쩍 만지는 것은 물리적 폭력이라기보다 성적 폭력이라고 했다. 브래지어와 가슴을 만지는 게 신체 폭력의 와중에 우연히 일어난 일인 척하더라도 실은 성폭력이라고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