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믿습니까?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어느새 옛 외무부 건물 현관 앞에 도착했다. 그는 뒷좌석 문을 열어주러 차 밖으로 나가려다가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말했다.
"어쩌면 그분의 실험은 대단히 잘못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마 그분도 당황했을지 모르죠. 엉망진창인 꼬락서니를 보고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거죠. 어쩌면 바로잡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분에게는 마지막으로 단 한 번만 중재를 시도할 힘밖에 남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한 겁니다.
그분이 누구든, 어떤 분이든, 알 게 뭐랍니까? 자신의 지옥에서 활활 타고 있으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