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 - 공동체 의식에 대한 조금 색다른 접근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현정 옮김 / 디이니셔티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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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공동체는 어떻게 원만하게 공존할 수 있을까?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의 긍정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방법은 과연 존재할까? 개인과 공동 또는 연대는 시작과 결실일 텐데 왜 다툼으로 결책 지으려는 걸까?

과연 이타적인 의지를 지닌 개인이 하나 둘 모인 집단이 욕심과 아집으로 위태롭고 아슬하게 흔들리는 요즘 개인과 공동체 의식을 다루는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울리히 슈나벨의 'TOGETHER"

울리히 슈나벨의 "TOGTHER"는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시각으로 개인을 포섭하려 합니다. 이기심이 잉태한 갈등으로 폭력을 재촉하는 현시대를 손가락질하며 전 세계적인 연대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자고.

사회나 이념으로 서로에게 날선 갈등을 촉발하게 한 타산적인 존재를 경계해야 합니다. 그는 이들에 의해 개인과 공동체를 단순히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대립되는 상이한 개체로 변질됐다고 주장합니다. 슈나벨은 과거의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을 자유와 규범, 책임과 익명성, 창의성과 통합 등 다양한 측면을 분석함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개인의 자유는 공동체의 규범 없이는 무질서로 이어지고, 공동체의 규범 없이는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없다고 우리는 배웠습니다. 개인은 나약해서 절제는 무지에 잡아먹힌다고 말이죠. 무력한 개인이 길을 잃어 난폭해지기 전 자유로운 합의가 가미된 규범화된 사회 즉, 공동체 형성을 슈나벨은 강조합니다.

언뜻 옳게도 보이고, 틀리게도 보이죠. 게다가 그는 개인은 무력하기에 타인에게 의존하여 집단으로 이웃뿐이 아니라 자신도 보호해야 한다며 합의된 상호의존적 관계를 주장하는데, 이는 남에게는 맞을 수 있고, 나에게는 틀릴 수 있는 관점입니다.

또한 그는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을 자유와 규범, 책임과 익명성, 창의성과 통합 등을 인류학, 사회심리학, 생태학으로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합니다. 그는 계속 독자에게 주입하죠. 개인의 자유는 공동체의 규범 없이는 무질서로 이어지고, 공동체의 규범 없이는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없다고 말이죠. 끊임없이 개인으로선 전 세계적인 갈등을 해결할 수 없으니 연대를 이뤄 티끌에서 덩어리를 연성하길 바라죠.

슈나벨의 주장은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을 다루면서 다수의 세력보다는 역동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하나의 덩어리를 이상으로 내세워 새로웠으니까요.

하지만 개인주의자의 입장에서 슈나벨의 주장을 개인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 사고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공동체의 규범과 질서를 강조하면서 개인의 자유로운 행위와 선택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죠. 너무 일방적인 공동연대주의를 마치 사회를 성숙하게 만들 오롯한 해결책인 것처럼 주장하죠.

개인주의자는 개인의 자유야말로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믿으며, 공동체의 압력이 개인의 창의성과 혁신을 저해한다고 여깁니다. 때문에 슈나벨의 주장이 오히려 공동체 형성에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슈나벨은 개인의 자유가 공동체의 규범 없이는 필연적으로 무질서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개인주의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반박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원만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또한 슈나벨은 공동체의 규범 없이는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시기 즉, 외톨이 천재는 더 이상 없다고 주장하지만,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이야말로 창의성의 원천이라는 개인주의자의 의견을 묵살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이렇듯 슈나벨의 주장은 개인의 책임과 익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여지가 충분합니다. 또한 그는 개인이 공동체 속에서 익명성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측면을 과소평가하며, 개개인의 도덕적인 책임만을 강조하죠.

울리히 슈나벨의 "TOGETHER"는 개인과 공동체 관계에 잠재해 있는 논쟁의 한쪽만 편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는 단순히 상호 보완적이거나 갈등적인 관계로 정의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두 개의 가치는 시대의 기류에 따라 한쪽을 희미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가치의 값어치를 빼앗거나 빼앗기는 그런 아슬한 관계이니까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유대는 사회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개인의 자유는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며, 공동체의 유대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합니다. 중요한 것은 두 가지 가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아주 거창해 보이지만, 실상은 개인과 개인 간의 무작위 한 대화에서 시작하죠.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마음에서부터 덩어리는 커지니까요.

슈나벨의 "TOGETHER"는 공동의 연대, 공유를 주장하며 풀리지 않은 힘 싸움 논쟁을 또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제 입장에서 그의 주장을 마음 편히 받아들이기는 아직 불편하지만 공동체에 대한 탁월한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은 억압되지 개인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다양성과 창의성이 끼어들어들 수 있습니다.

개인고 공동체 의식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담고 있는 울리히 슈나벨의 "TOGETHER"를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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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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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가정에 오히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아이언맨이나 어벤저스 같은 sf 영화와 비슷하게 ‘기생록‘ 역시 다소 허황돼 보이는 상황에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독자를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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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록
프리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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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 강제적이든 합의에 의한 것이든. 아마도 대부분 일방적인 주입으로 약속을 교육받는다.


개입한 적 없는 그럴듯한 합의로 우리는 본래 자유가 아닌 제한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폭력과 살인, 강탈... 무질서. 자유란 무한한 혼돈일진대 말끔하게 가공된 텍스트를 받아들이며 제한된 .... 아니 사실 이것도 아니다. 그저 어릴 때부터, 아빠와 엄마, 선생님, 텔레비전에서 배운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저 짓은 빌어먹을 짓이야. 저놈은 죽일 놈이야. 저곳에는 가지 말아라. 저건 쳐다보지도 말아라.'

저 짓과 저놈, 저곳, 저걸 하지 않으면 감정은 정제되고, 몸이 편해진다. 사회에서 금기하는 짓을 하지 않으니 감옥 갈 일도, 남에게 손가락질 당할 일도 없으니. 당연히 삶이 잠잠하다. 나쁘지도 잘못된 것도 아니다. 극히 정상이다. 나쁜 게 아니다.

프리키의 '기생록'은 사회적 약속 따윈 염두에 두지 않는 사람들이 나오는 미스터리 스릴러소설이다. 책 표지의 인물, 경계 없이 서로 영역을 아무렇지 않게 침범하고 범람하는 듯, 사회적 합의 따윈 생각하지 않는 인물. 혼란한 생각 덩어리에서 흘러내린 잔여물로 지저분한 인물이 이 책의 내용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작가 프리키 소개 글에서도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표지 속지에 있는 코멘트에 그는 '인간의 밑바닥 욕망을 바탕으로 호러와 스릴러 절묘하게 구성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소망이자 제1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이 코멘트에 '기생록'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은 전형적인 스릴러를 쫓지 않고, 상황을 독자를 몰입하게 한다. 그래서 책의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에 힘을 쏟기보다는 작중인물의 심리묘사에 모든 비중이 쏠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느 스릴러처럼 사건 해결에 대한 도파민보다는 독자를 순간적으로 불쾌하게 만든다. 아주 짧은 순간, 인물의 심리와 상황 묘사로. 그리고 누구나 이후에 벌어질 일을 짐작할 수 있어서 더욱 불쾌해지는. 이런 묘사를 하기 싫지만 유튜브에서 혐오썸네일만봐도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알 수 있는 그런 부류의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악이 처벌받는 누구나 바라는 권선징악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초적인 자유가 혼란하듯이, 먹이사슬에서 더 강한 개체가 포식하듯이 결국 악의를 지닌 존재가 섬뜻한 현실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현실성 없는 가정에 오히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아이언맨이나 어벤저스 같은 sf 영화와 비슷하게 '기생록' 역시 다소 허황돼 보이는 상황에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독자를 설득한다.

이런류의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좀 거북할 수 있지만, 몰입감 있는 스릴러를 찾는 사람에게는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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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캡슐 - 1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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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캡슐‘은 15년 만에 전해진 편지로 수신인 뿐 아니라 발신인 즉, 보낸 이마저 사건에 휘말리는 에피소드를 담은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우연과 필연 사이를 집착으로 매개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포스트 캡슐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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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캡슐 - 1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윤수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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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하라 이치의 장편 추리소설 '포스트 캡슐’은 15년 전에 작성된 편지가 (소설 속) 현재 시간 수신자에게 도착하면서 일어나는 여덟 가지 사건을 담은 연작소설입니다. 포스트 캡슐이라는 독특한 기획과 15년이라는 시간차를 통해 다양한 인간 드라마와 감정을 담은 추리소설이죠.

소개를 보면 오리하라 이치의 특유의 서술 트릭과 반전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는데,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이전 작품이 어땠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제 느낌상 트릭이나 추리로 극의 분위기를 이끌기보다는 작중 등장하는 인물이 심리로 이야기를 주도했습니다. 극적인 사건을 내세우지 않고 인물과 인물 간 관계 왜곡 또는 중첩으로, 또는 생각의 집착으로 서사를 이끕니다.

각각의 단편이 하나의 이야기로서 완결성을 지닌 에피소드입니다. 한데 미묘하게 이야기 간에 서로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전체적인 구성이 탄탄합니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 수수께끼가 풀리면서 독자들에게 반전을 안겨줍니다. 포스트 캡슐이라는 서비스의 기획자와 목적이 무엇인지, 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인물들만이 포스트 캡슐을 받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과거의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지 등이 모두 밝혀집니다.

다만 글 읽다 보면 문장이 애매한 구절이 있어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종종 보입니다. 나름 심리상태를 묘사하는데 너무 뜬금없는 막연한 감정에 집착하는, 그렇지만 그런 이런 부분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보다는 불만을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15년의 시간을 두고 전해진 수많은 편지가 일으키는 파문을 그린 연작 미스터리입니다. '왜 15년이란 기간을 두고 전해지게 된 것인가'라는 것도 수수께끼 주요 키워드 장치입니다. 개별적인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은연중에 이런 감정이 들 겁니다.

'왜 의도 없는 인과가 이어질까?'

작가가 치밀하게 안배해 놓은 키워드를 쫓다 보면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포스트 캡슐'은 15년 만에 전해진 편지로 수신인 뿐 아니라 발신인 즉, 보낸 이마저 사건에 휘말리는 에피소드를 담은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우연과 필연 사이를 집착으로 매개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포스트 캡슐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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