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에서의 첫 기적에 대한 언급은 요한복음이 유일하다. 그러면 "왜 카나의 혼인잔치를 기록했을까?", " 요한 복음사가는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12구절로 이루어진 이 사건의 전개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렵지 않다.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과방장을 등장시킴으로써 따뜻한 예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 등에 대해 두루 전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늘 접하게 되는 낱말들인 '복음', '포도주'가 지닌 의미는 그동안 생각해 오던 것보다 심오하다. 정말 중요한 키워드임에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게 일반적인 신자들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먼저 요한복음서 2장의 핵심 키워드라 할 수 있는 포도주가 갖고 있는 의미는, 1차적 의미로서 '기쁨, 생동감'을 뜻한다. 그리고 2차적 의미는 '참된 자유'를 의미하는데, 저자인 마르티니 추기경님은 '서로간의 소통을 막는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설명한다. 성모님께서 2장 3절에서 "포도주가 없구나."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포도주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