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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나간 일기도둑 - 미취업 어른이의 세계 사람들 만난 이야기
박모카 지음 / 새벽감성 / 2020년 7월
평점 :
우선,이 책에서 가장 끌렸던 문구는, "취준생" 이었다. 취준생의 입장이 너무 공감가는 나이대라 그런가, 바로 눈에 꽂혔고, 신청하게 되었다.
읽는 내내 정말 많은 공감을 했던 책이면서 조금 의아했다. '아니, 왜 이렇게 내 이야기 같지-너무 내 이야기인데..' 싶었는데, 역시나 작가님도 유학생활 해본 사람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데, 나랑 이름도 같은 "민지" 였다.
뭔가 운명적인 만남 같은 느낌이랄까.
작가가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여러 호스트 밑에서 지내고, 사람과 지역을 겪으며 느낀 점들을 나열한 에세이인데 내 여행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많은 공감을 주었다.
취준생이 모두 같은 일상을 하면서, 꼭 좋은 회사를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인생을 위한 준비가 아님을. 작가를 통해 역시 인생엔 정답이 없구나, 싶었다. 대기업 대신 선택한 세계여행을 통해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겪고
새로운 삶의 태도와 갈 길을 정한 작가의 모습을 보면,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하면 결국 다수가 생각하는 올바른 길을 따르기에 급급하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약간 아쉬운 면을 꼽자면, 사실 작가님도 외국 생활을 해봤지만 그 나라의 진짜 모습을 보기 까지의 긴 시간을 지낸 적은 없다.
내가 유학하며 느낀건.. 4년이 지나봐야 그 나라를, 그리고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도 미국 유학생 2년차 까지는 미국에서 살고 싶고, 미국 문화가 최고고, 다들 서로 신경 안쓰고, 서로 존중하는 문화인줄 알았다.
그치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람 사는 곳은 솔직히 똑같다. 아마 작가님도 여행한 모든 나라에 적어도 4년정도 있었다면, 절대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취준생들에게 위로가 되는 이유를 뽑자면, 절대 취준의 길에는 정도가 없음을. 그리고 취업이 된다고 한들, 인생이 나아지는 건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생각한다.
다 인생은 생각하기 나름이라, 어떤 자리에 있던지 그냥 내가 생각한 나의 행복의 정도가 결국 인생의 행복도를 정하는 것이더라. 그렇기에,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취준생들에게,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야할까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