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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 -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서두르지 않는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드림셀러 / 2023년 8월
평점 :
"매일을 충분히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 느리게 산다는 것."
어떤 책들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여러 책에 걸쳐 인용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책을 검색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대학교논술고사에 인용되기도 하고, 각 대학교 필독서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한 책이였다.
이 책의 원제는 Du Bon Usage de la Lenteur 이다. 번역기를 거치면 '느림을 잘 활용하라' 또는 '느림의 좋은 사용법' 으로 해석된다. 피에르 쌍소의 이 책은 보통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로 발간되어 왔다.
저자 피에르 쌍소는 프랑스의 수필가, 철학교수. 여러권의 책을 발간하였는데 걔 중 '사랑에 관한 개인적 의견'이라는 책이 눈에 띄어 해당 책도 기회가 되면 접해볼 생각이다.
이 책을 완독하기까지 4일의 시간이 걸렸다. (자의이든 타의이든 나는 이 책의 제목을 실천해가며 책을 읽은 것이 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느리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그리고 이는 어떻게 향유해야 하는가?
느림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에 쫓겨 허둥대지 않겠다는 의지, 결국 세상을 받아들이고 삶의 길에서 우리 자신을 잊지 않는 능력을 키워가겠다는 의지의 확인일 뿐이다(14p)
현대는 변화의 사회이다. 빠른 변화의 속도, 그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 나가야만 할것 같은 그런 세상이다. 저자는 이러한 세상이 주는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느림이다. 느림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선택에 관한 것이다. 정해진 시간을 앞당기지 말고 시간에 쫓겨 허둥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다.(12p)
저자는 '한가로이 걷기, 듣기, 권태, 꿈꾸기, 기다리기, 내면의 고향, 글쓰기, 포도주의 지혜, 모데라토 칸타빌레' 라는 느림의 항유 방법을 이야기한다
어떤 결과도 기대하지 않는,일정한 목적이 없는 한가로운 걷기, 상대의 말이 온전히 내게 닿을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는 듣기,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화급하지 않은 일은 뒤로 미루고 행복감에 젖어 즐겁게 하품할 수 있는 권태, 적극적 몽상의 시간, 개방적 마음가짐을 통한 기다리기, 지리적 조건에 따른 것이 아닌 우리의 마음가짐에 있는 내면의 고향.
나는 움켜잡기보다 쓰담는 걸 더 좋아하고, 목표 지점을 향해 곧장 가는 것보다 기분이 좋도록 이리저리 들러가는 걸 더 좋아한다. 어떤 얼굴, 어떤 존재를 내 것으로 소유하기 전에 그 앞에서 잠시 머뭇대며 시간을 보내고, 모든 것을 아는 척하기보다는 약간은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는 걸 좋아한다. (166p)
무심코 살아온 지금, 여유가 상실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너무도 앞만 보며 살진 않았을까. 삶을 좀 더 진하게, 그윽히 누리려면, 무심히 걷고 차분히 기다리고, 하루하루를 음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은 저자의 에세이다. 저자의 프랑스어를 번역하는 특성상 가끔 부드럽게 읽히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 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듯 하다.
나는 느리게 사는것을 좋아한다. 호화로움, 화려함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한가로움, 평온함에서 느껴지는 행복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느낀다. 변화만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여우로움을 역설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나는 심적 여유에 대한 위안을 얻는다. 나에게 깊은 공감을 느끼게 한 책이기에 꽤나 의미가 있는 책이다. 시간을 두고 더욱더 음미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