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의 투쟁 - 시와 사랑에 대한 탐구
정한아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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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투쟁2006현대시로 등단한 시인 정한아의 시와 사랑에 대한 탐구를 담은 시산문집이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것은, 진지하게 읽는다는 것은, 책이든 사람이든 무서운 일인가 보다. (작가의 말)”라는 그는 좋은 시란 무엇인지와 아름다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한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한 꼭지의 제목이 양쪽 페이지 모두에 찍혀 있는 모습이 마치 오른손과 왼손의 투쟁을 연상시킨다. 책의 내지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줄간격은 넓지 않지만 페이지에 여백을 많이 둠으로써 다소 어려운 내용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시킨다. 2부에 나오는 김춘수와 업보 경찰 행정관 나사루의 대화는 인물마다 폰트를 달리 하고 배치도 구분되게 하여 가독성을 높인다. 시에 대한 치열한 투쟁을 담은 책인 만큼, 평범하지 않은 책 디자인은 읽는 이에게 특별한 인상을 준다.

 

좋은 시란 무엇인가

 

좋은 시에 대해서 고민해본다. 좋은 시란 무엇일까. 애초에 좋은시를 구분하는 것의 의미가 있을까? 시는 자유로운 장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유연한 장르다. 개인의 내면을 여실히 드러내는 장르이기에 솔직하다. 시에는 한 개인이 담겨 있는데, 좋은 시를 구분하는 것은 한 개인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과 같게 느껴진다. 우리는 그것을 옳게 판단할 수 있는가? 사람은 입체적이라 한 면만을 보고 판단할 수 없는데, 좋은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차릴 것인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 타인에게는 아닐 수 있다고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처럼 나에게 좋은 사람이 타인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상기해야 한다.

이렇게 이어오니 시는 사람과 밀접하게 맞닿은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이 삶과 세상을 다룬다면, 시는 개인과 내면을 다룬다. 좋은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내 마음을 움직이는 시만이 존재할 뿐이다.

 

[책 속에서]

당신은 사랑을 믿습니까? 당신은 정말로 사랑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5p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것은, 진지하게 읽는다는 것은, 책이든 사람이든 무서운 일인가 보다. -7p

 

상업주의가 불러온 자본주의 소비 대중 독재의 시대에 그 와인 감별사가 주류 회사의 로비를 받지 않았다고 당신은 어떻게 확신합니까?” -15p

 

당신이 시를 사랑할 때,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142p

당신이 시를 사랑할 때,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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