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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전쟁
시모 아바디아 지음, 김지애 옮김 / 스푼북 / 2024년 7월
평점 :
평화롭게 지내던 두 마을. 각가의 마을에서 나고 자란 두 명의 아이들. 그 아이들은 오로지 초록만, 오직 빨강만 좋아하면서 자랐습니다. 그렇게 두 아이는 자랐고, 어른이 되어 마주쳤습니다. 너무나 다른 두 아이의 만남은 서로의 주장만을 표출하는 싸움이 되었지요.
싸우고 난 뒤 두 사람은 단단히 화가 나서 마을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나무와 집을 마구 먹어치우는 무시무시한 빨강 괴물과, 아이들을 잡아가고 들판을 불태우는 끔찍한 초록 거인을 꾸며낸거죠. 시간이 흐를수록 거짓말은 진실인 듯 여겨지고 사람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기 시작합니다.
공포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유를 포기하고 안전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그 덕분에 최초의 거짓말쟁이 두 사람은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더 강한 힘을 얻은 두 사람은 더 강한 통제를 내세우며 점점 더 극으로 상황을 내몰아 가고, 결국엔 전쟁이 시작됩니다. 색깔 전쟁.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허무했습니다.)
<색깔 전쟁>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던지는 주제의 무게가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싸움의 시초가 된 두 사람이 한 가지 색깔만 좋아하게 된 배경, 지금도 마구잡이식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수많은 사람들, 나와 다른 가치관을 향한 무조건적인 혐오 발언, 폭력까지! 그림책을 보는 내내 작금의 우리 사회를 뉴스가 아니라 그림책으로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었거든요. 이기적인 우리 사회의 민낯을 아이에게 들켜버린 기분이랄까요?
어쩌면, <색깔 전쟁>은 양쪽의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시각을 열어주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색깔 전쟁>은 부모님들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혹은 거짓말이 얼마나 나쁜지.. 알려주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말이죠. 오늘도 그림책을 덮고 생각이 깊어집니다.
#도서제공_스푼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