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 오티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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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인생을 축제처럼 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하기로 했다.

미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가 된

최초의 한국인 정신과 의사,

천 번의 죽음과 천 번의 삶을 기록하다

프롤로그

삶에도 죽음에도

따뜻한 외투가 필요하다.

정신의학이 삶의 고통을 완화하고 호스피스 완화의학은 죽음의 고통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서로 다른 두 학문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 완화(palliation)의 어원은 라틴어 'palliare'이며 '외투(clock)'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동트기 직전 칠흑 같은 어둠과 추위를 견뎌낼 한 벌의 외투가 필요한 이들에게 온기가 되어주는 일이 나의 역할이고 이 책의 존재 의미다. 마음이 시린 날에 다시 찾게 되는, 당신 옷장 속의 독특한 외투처럼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책이 되길 바란다.

-8페이지-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먼저 귀 기울이고 나의 본모습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나를 알아야 나를 행복하게 하는 법도 배워갈 수 있다. 내가 행복해야 타인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나를 억누르고 지워가며 사는 삶인지, 나를 알아차리고 있는 그대로의 본모습을 가꿔가는 삶인지 뒤돌아보며 살아야 한다.

-17페이지-

미래의 꿈을 좇는 삶도, 지금 여기를 사는 삶도 똑같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행복은 내 안에 있고 나다움 속에 있다는 것을. 내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잘 살고 있다는 것을.

-73페이지-

오늘을 나답게 살고, 친구들을 내 삶에 들이고, 일과를 무사히 마친 거울 속 나에게 칭찬과 격려를 보내자. 언젠가 마주할 거울 속 낯선 내가 기대의 대상일지 두려움의 대상일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103페이지-

통계적으로 열 명 중 한두 명은 예고 없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고 한다.반대로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행히 예고된 죽음을 맞는다는 뜻이다. 예고된 시간만큼 우리는 좋은 죽음을 준비할 시간을 얻는다.-112페이지-

여섯 질문

이대로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삶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나요?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신체 기능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다 해결할 수 없다면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싶나요?

죽기 전에 꼭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나요?

어떤 치료를 마저 받고 싶으며 그 치료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어디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요? 집이어야 하나요, 병원이어도 괜찮은가요?

-126~127 페이지-

죽음은 그저 태어남과 동시에 결정된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이다. 좋은 죽음이든 존엄사든 안락사든, 우리 모두는 그저 살던 대로 살다 가는 자기다운 마무리를 맞을 것이다.

-171페이지-

암 이후의 삶이 당신에게 왔다. 치료를 이겨내지 못하거나 암으로 인해 죽음을 맞았을 수도 있었을 당신에게 다시 한번 생이 찾아온 것이다. 힘든 시간을 지나온 스스로를 칭찬하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쓰자. 암이 찾아왔다고 꼭 나를 바꿀 필요는 없다. 주위의 조언에 휘둘리기보다는 여전히 나와 내 선택을 믿고 나답게 회복하자. 그리고 다시 삶을 살자. 암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259페이지-


끝이 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 당신에게 묻고 싶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시간을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279페이지-


행복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 그중 지금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꼽자면, 오늘의 나를 사랑하고 나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사랑을 전하고 내일 펼쳐질 나의 하루도 괜찮을 것이라도 믿어보는 것이다.

-295페이지-

삶의 의미는 누군가 대신 찾아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인생의 주체인 나만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삶의 의미는 삶의 목표와는 다르다. 목표는 정해진 지점이 있고 그것에 도달하거나 이루어내야만 얻어진다. 삶의 의미는 구보다 더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323~324 페이지-

에필로그

삶과 죽음의 고통을 지나며

우리는 서로 만났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삶을 더 사랑하자.



내가 죽음이라는 것에 생각하게 된 것은 작년 이맘때부터다.

사람은 누구나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그 죽음이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 같다.

작년 12월에 외숙모께서 돌아가셨다.

뇌종양으로 수술도 하시고 잘 치료하시다가 재발됐다.

재발 후엔 상황이 급작스럽게 악화됐다.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기신지 2주를 버티지 못하셨다.

코로나로 인해 병원 면회는 불가능했다.

언제나 찾아가도 그 자리에 계시는 한결같은 분.

멀게만 느꼈던 죽음의 존재가 가까이 있는 존재로 느꼈던 때였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제외하고 모두는 삶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족들과 친구들, 지인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는 모습.

나의 마지막 모습은 이러했으면 한다.

책 속에는 다양한 환자와 의사의 모습이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처럼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가로서의 작가의 역할이 작지 않음을 안다.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다. 누군가의 삶의 마지막을 편안한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는 것.

※다산북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무상으로 책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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