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패를 통과하는 일 - 비전, 사람, 돈을 둘러싼 어느 창업자의 기록
박소령 지음 / 북스톤 / 2025년 9월
평점 :

1. 성공으로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할 굽이굽이 실패의 관문과 같은
파도를 연상케 하는 표지를 책을 다 읽고나서 물멍하듯 쳐다보고 있음.
2. 이 책은 제목처럼 어떻게 실패를 통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유료 콘텐츠 구독 비즈니스 모델 퍼블리대표 10년사에 일어난
일들, 결론적으로 매각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의 일지처럼 보임.
3.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모든 도서를 통틀어 '-음'체로 문장을 끝맺는
문체를 쓴 건 이 책이 처음이라서 처음엔 불편했으나 이내 적응되었고
'-음'체로 필기된 노트 같아서 그런지 대표의 수첩을 열어 보는 느낌임.
4. 10년이면 강산도 바뀔 시간인데 그 세월 동안 대표의 고군분투, 고민,
때론 직원들과 좋은 날의 환호, 준 강제적으로 보이는 해고 구조 조정과
매각 협상에 이르기까지 그간의 경험과 깨우침이라고 하면 깨우침이랄
수 있는 사레들을 담고 있어 관련업계 사람이라면 궁금할 수 있을 것임.
5. 대표의 배움의 소재 중에 아주 오래된 일본영화나 만화가 많아서 놀람.
어떤 면에선 어떤 책이든 영화에서든 배움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하겠지만, 사무라이 싸움 영화나 옛날에 재미로 보고 잊혀진
만화 등의 언급은 고리타분 올드한 느낌과 깊이있는 경영철학적 접근은
아닌 것 같다고 여겨지게 하는 면이 있음.
6. 채용과 대량 해고에 대한 부분이 꽤 길게 쓰여 있는데 '현금확보를 위한
대량해고 혹은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인건비를 줄이는 게 먼저;'라는 언급은
인간 관계적으로 더 가깝거나 끈끈할 수 있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스타트업 대표가 하는 말치고는 좀 뭐랄까 섬뜩하기도 한 느낌;이 들었음.
대규모 레이오프는 팀을 가볍게 가져가는 동시에 일하는 분위기를 더
타이트하게 만든다고 써 놓았는데, 물론 조직의 대표 입장에서 채용이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 냉정해져야 할 때도 있겠지만 애초에 이런 스타트업
기업이 엄청나게 사람을 많이 뽑는 것도 아닐 것이고, 본인들이 대량으로
해고해야 할 정도로 사람을 잘못 뽑았다면 그 잘못 뽑은 책임은 일차로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쪽에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진지하게 자신들
먼저 돌아봐야 할 대목이 아닐지, 그리고 조직을 가볍게 가져갈 생각이라면
애초에 대량해고를 해야 할 정도로 왜 뽑은 것인지, 직원 해고를 무슨 AI
로봇 해고해 버리듯이 표현한 부분, 예를 들어 - 레이오프를 많이 했다고
후회하는 대표는 본 적이 없다. 할 수 있는 최대한 해라. 60-70%까지 해도
된다. 이렇게 해도 의외로 회사는 잘 돌아간다 - 고 써 놓은 대목에선 뭘
읽고 있는 건지 충격으로 다가온 대목이랄까...?
7. 정말 깊이 있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실패 또한 실패가 아닌 배움의
과정이었다는 느낌이 들기 보다는 몸집을 키워 매각금 잘 받아내기
위한 스타트업 매각 뒷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잘려나간 직원들 피눈물을
(물론 뽑고 보니 영 실력도 네가지도 없는 직원도 있을 순 있겠지만..)
보고 있는 느낌이라서 그랬던 것인지 마음이 편치 않았음.
8. 제목에서 기대를 너무 한 것 같은 기분이지만, 어떠한 경험이라도 배울
점은 있겠고, 퍼블리 전 대표의 경험담도 '우리 스타트업은 저런 면에선
저런 방식으로 하지 말아야지'의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겠다고 보임.
9. 덩크슛을 가장 많이 넣은 농구선수도, 홈런을 가장 많이 친 야구선수도
많은 시도 끝에 가장 뼈아픈 실패를 많이 한 선수들이었다는 걸 떠올려 봄.
#책리뷰 #도서리뷰 #실패를통과하는일 #실패도성공도한끗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