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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달리 멍멍타로 ㅣ 보름달문고 106
은소홀 지음, 김수영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남달리에 사는 개타로? 유달리 멍멍 대는 타로? 제목부터 재미있다.
최근에 심심할 때면 타로를 읽는 채널을 간혹 보면서 흥미롭다고 느낀 까닭인지 타로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이 책에서 타로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남달리는 타로술사의 이름이었다. 타로술사에게 필요한 능력이 "화려한 손기술과 말발"이라며 시작하는 부분에선 옛날 야바위꾼이나 사기꾼의 모습도 그려졌지만, 정말 타로를 보는 사람치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못 본 것 같다. 저 그림 카드로 어떻게 저런 해석이 나올까 했던 궁금증들... 하지만 타로의 메시지 자체보다 그 메시지를 진실로 믿게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나 또한 여러모로 힘들고 심난했던 어느 때, 난생 처음으로 타로를 보게 되었는데 영 믿음이 안 갔던 한 집에 ‘돈만 날렸다’ 하면서 다른 곳들에서 연달아 두 번을 더 본 경험이 있었으니까... 어느 한 곳에서는 "저기,, 카드가 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 이 말이 아닐까요...?"라고 내가 바로(?) 잡아준 적도 있는 걸 보면 당시 내 머릿속이 심난했던 탓인지 타로에서도 마음이 뚜렷이 읽히지 않았었나 보다.

호수공원에 강아지 모양을 한 타로술사 남달리의 텐트가 있다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남달리 타로가 실제로 있다면 꼭 방문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 진실의 알맹이가 단순할수록 포장이 화려해야 한다 -
이 말은 다시 말하면 타로술사가 빙- 돌려 하는 말이 길어질수록 본질은 단순하다는 뜻일까. 타로술사에게 붙는 억울한 꼬리표처럼 달리에게도 거짓말쟁이, 사이비, 사기꾼과 같은 나쁜 말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그것이 지긋지긋했다고 하니 정말 힘들었나 보다. 달리의 말대로 진실을 전하기 위해 말을 좀 보탰을 뿐인데.. 남달리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개가 세상을 느끼는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이 내게 있다면 정말 다시 만나고 싶은 내 어린 시절의 강아지와 연결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걱정과 고민은 다양하다. 그 나이에 무슨 고민과 걱정이 있겠냐 하겠지만 떠올려보면 가장 여렸던 10대 시절의 걱정은 금방이라도 하늘이 무너져버릴 것 같은 느낌의 고민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의 반려견, 반려묘들은 조용히 우리를 위로하며 곁에 있어 주었다. 달리의 의뢰인인 아이가 달리처럼 이혼을 하게 된 부모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눈물을 흘릴 때에도 그 슬픔을 없애주려는 듯 아이의 눈물을 모두 핥으며......

타로에 대한 제인의 생각은 나의 첫 느낌과 같았다. 타로라니,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무슨 뜻인지 모를 그림을 보여 주면서 억지스럽게 끼워 맞춘 말을 할 게 뻔할 넌센스 퀴즈 같은 것...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는데 인간의 마음도 아닌 말 못 하는 개의 마음을 어떻게 알까, 그것도 그림 카드로... 제인의 반려견 레오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은 강아지였다. 더군다나 제인의 아버지가 수의사여서 백내장 수술을 비롯해 누구보다 진심으로 성심성의껏 돌봄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프다는 이유로 성향이 완전히 달라져(?) 주인인 제인도 물고, 강아지들에게 압도적인 사랑을 받으며 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는 달리에게도 두려움에 사로잡혀 쳐다보지도 않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면 내 어린 시절의 강아지, 밖에 데리고 나갔다가 알 수 없는 감염병에 걸려서 윤기나는 털에 통통하던 아이가 완전히 반쪽이 되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져 아프고 아팠던 그 아이가 마지막 순간까지 나에게 안기려고 다가왔던 그 힘은 온전히 사랑의 힘이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개와 사람 사이에는 서로 연결되는 끈이 있다는 걸 멍멍 타로술사 달리가 알려주었다. 마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결된 인연의 붉은 실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어느날 나에게 찾아와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주었던 나의 강아지를 옛날 잠깐의 기억으로 다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는 잊어버린 다른 식구들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또렷해지고 그리워지는 건 바로 그 인연의 끈 때문일 것이다. 저 하늘에 있는 나라에서는 가볍고도 씩씩하게 잘 뛰어놀고 있기를... 멍멍타로 덕분에 서로의 오해를 풀고 단짝 친구가 된 달리와 제인, 그리고 제인이 애타게 찾는 반려 강아지 레오, 오랜 세월 동안 헤어져서 살았던 달리와 아빠의 만남...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가정의 아이라면, 그리고 사랑하는 반려견, 반려묘와 이별해 본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남달리 멍멍타로>를 통해 가족이어서 더 속상한 순간들보다 가슴 저릿하게 아련하고 간절한 그리움의 정서를 분명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복제 문제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의 범위는 어린 청소년 소설의 단순 명확함과 깊이를 모두 지녔다고 여겨졌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개의 마음을 읽는 달리의 능력이 궁금해서 "물 하나, 레몬 하나, 후추 세 스푼" 하면서 손수 주문을 외우며 신비한 약수 레시피를 만들어 보는 사람들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나도 달리처럼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와 개가 좋았다. 토끼와 병아리, 다 자라 성체가 된 닭, 햄스터와 임보의 경험이 있는 고양이를 비롯해서 많은 동물들을 키워 봤지만 그중에서 제일은 역시 사람에 대한 친근함과 충성심으로 넘치는 강아지와 개였다.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과 동물들이 정말 조건 없이 사랑받는 그런 세상을 나 또한 바라며 마지막 장을 넘기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너무나 따듯한 소설이었다. 호수공원에 가면 멍멍타로의 강아지 모양 텐트 아지트 안에서 타로를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깔깔대며 즐겁게 웃고 있기도 할 달리와 강아지 친구들을 정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