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 보니 목이 메었다. 그때 난 일곱 살이었고 많은 걸 알 나이였다. 당시 허 관사의 땅 방랑이 열두세 살의 어린 아가씨였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난 그 누이를 무척 좋아해서 아버지에게 나중에 크면 부인으로 맞이하겠다고 말할 참이었는데, 늙은 도사의 몽둥이 한 대에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그러나 그 도사의 불길한 입은 확실히 영험했다. 방랑은 열네 살에 상인 집안 아들과 혼인했고, 잔뜩 화가 난 나는 그녀에게 달려가 어떻게 예전에 내가 계화꽃 떡과 천층병千層餠(얇은 반죽을 여러 겹으로 쌓아 만든 빵), 호두과자를 줬던 정을 저버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방랑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련님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시잖아요. 게다가 제가 어찌 감히 도련님을 바라볼 수 있겠어요?" 나는 방랑을 태운 붉은 가마가 떠들썩하게 멀어지는 모습을 빤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주도로 약혼을 한 적도 있었다. 상서의 딸이었는데, 매파는 여인의 외모가 꽃처럼 아름다운 데다 사주팔자와 관상이 나와 딱 맞아떨어진다며 하늘이 맺어준 한 쌍이라고 떠들어댔다. 그러나 그녀는 셋째 왕야의 세자와 사랑에 빠졌고, 두 사람은 어느 날 밤 보란 듯이 사랑의 도피를 했다.
나는 다시 약혼했다. 이번에는 국구國舅(황후나 귀비의 남자 형제)의 딸이었는데 그녀는 사촌오라비와 사통하여 도망쳤다. 그다음 약혼한 여인은 군왕가의 군주郡主(친왕의 딸)였는데 그녀는 황제의 눈에 들어 후궁으로 들어갔다. 황제는 보상으로 여동생을 나와 짝지어주려 했다. 하지만 그 여동생은 젊은 시랑侍郞(육부(六部)의 차관(次官))과 사사로이 정을 통해 회임까지 한 상태였다.
실망한 나는 기루를 전전하다가 한 기생에게 첫눈에 반했고, 하늘과 땅을 감동시킬 정도로 그녀를 깊이 사랑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녀는 결국 가난뱅이 서생과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우연히 신선이 되어 세상 사람들이 누리지 못할 복을 누리게 되었다.
늙은 도사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운명을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형문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알지, 알지. 네가 얼마나 힘들고 슬픈지 다 안다고. 수천 년 동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잖아. 단어라도 바꿔보지 그래? '영원히 외로운 난새'라는 말에 꽂혀서 내내 붙잡고 있잖아. 하늘의 신선인데도 사는 게 즐겁지 않아?"
"즐겁지. 다만 넌 태어날 때부터 신선이라 사랑이란 것의 대단함을 모를 뿐이야. 한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가 없어. 그게 아니라면 옆방의 천추와 남명이 어떻게 그 대단한 상군이란 자리도 버리고 지금 이 지경이 됐겠어."
형문은 찻잔을 돌리며 말했다. "어, 일리는 있네. 재미있네, 재미있어. 그 말을 옥황상제가 들었으면 분명 너한테 속세의 뿌리가 남아 있다며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냈을 거다."
나는 쓸데없는 말을 또 너무 많이 한 것 같아 살짝 후회하며 형문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옥황상제가 듣는 건 둘째 치고, 그냥 아무렇게나 한 말이니까 너도 너무 재미 들리지 마. 시험해볼 사람을 찾을 생각도 말고."
형문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걱정 마. 옆에 있는 사람한테는 시험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