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두 사람의 갈등의 원인이나 잘잘못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오랫동안 쌓인 감정의 골이 얼마나 무겁고 불필요한지 보여준다.
등장인물은 걸음을 옮길수록 자신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마주한다.
그 끝에서 그는 결투가 아닌 화해를 택한다.
그리고 자신의 반대편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을 호스토브 씨에게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쓴다.
“내 친구이자 소중한 동료인 당신에게 부탁드립니다. 이제 무기를 내려놓고 나를 만나러 오지 않겠어요?”
오랫동안 갈등했던 상대를 ‘친구이자 소중한 동료’라고 부르는 순간,
화해의 마음은 이미 그의 걸음보다 더 빠르게 상대에게 다가가게 된다.
각 장면의 삽화와 짧은 문장이 마치 시 한 편을 읽는 듯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이라 마음에 더 와닿았다.
이 책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갈등이 생기면 종종 멀어지려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감정을 쌓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관계를 회복하는 첫 걸음은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시작된다.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멈추고, 되돌아보고, 손을 내밀 때 갈등은 비로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는 이 작은 선택이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조용하면서도 강렬하게 설득한다.
수많은 갈등이 반복되는 시대에 이 그림책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평화를 다시 꿈꾸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누구나 누군가와 등을 맞대고 설 수 있지만, 누구나 다시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도 있다.
바로 그 ‘한 걸음’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따뜻한 초대장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