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나라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지.'
어느 나라를 가봐도 늘 우리 나라가 최고란 생각을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에 안정된 정권, 보장된 자유...
분단 중인 휴전국가 라는 것은 별 일 없이 흘러가는 안정된 삶에 떠오르지도 않는다.
세계 어딘가에서 전쟁이나 내란, 갈등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건물이 무너진다는 기사를 보면
아이고... 안타까워라.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다행이야.
안쓰럽고 조금의 눈물이 고이곤 했지만 이정도의 감상이었다.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도 아직 전쟁을 겪었던 세대가 계시고,
그때 많은 나라의 인적 물적 원조를 받았었지만 나에게 그것은 먼 과거의 일이었기에
전쟁은 끔찍하지. 안 일어나야지. 제3자의 입장에서 생각될 뿐 크게 가슴으로 와닿는 건 없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길고 강하게 이어지며 세계3차대전에 대한 걱정이 갈수록 높아지고
우리 나라 정세도 갈수록 불안해지다보니
아,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할 때가 아니구나 하고 요즘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엄마가 되고 나니 내가 살아있을 때는 어째저째 평화로운척 세상일 덮어두고 산다해도
우리 아이와 아이의 아이가 살아갈 세계가 이렇게는 도저히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되지 않을 것 같아 더 관심이 가는 것도 있다.
아이와도 전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야기 나누고 싶지만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눌 때에는 사실 전쟁의 참혹함, 잔인함보단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 상실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정말 딱 맞는 그림책이 나왔다.
전쟁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빠, 언제 와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