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언제 와요? 책고래마을 57
무아 지음 / 책고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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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지.'

어느 나라를 가봐도 늘 우리 나라가 최고란 생각을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에 안정된 정권, 보장된 자유...

분단 중인 휴전국가 라는 것은 별 일 없이 흘러가는 안정된 삶에 떠오르지도 않는다.

세계 어딘가에서 전쟁이나 내란, 갈등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건물이 무너진다는 기사를 보면

아이고... 안타까워라.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다행이야.

안쓰럽고 조금의 눈물이 고이곤 했지만 이정도의 감상이었다.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세상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도 아직 전쟁을 겪었던 세대가 계시고,

그때 많은 나라의 인적 물적 원조를 받았었지만 나에게 그것은 먼 과거의 일이었기에

전쟁은 끔찍하지. 안 일어나야지. 제3자의 입장에서 생각될 뿐 크게 가슴으로 와닿는 건 없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길고 강하게 이어지며 세계3차대전에 대한 걱정이 갈수록 높아지고

우리 나라 정세도 갈수록 불안해지다보니

아,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할 때가 아니구나 하고 요즘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엄마가 되고 나니 내가 살아있을 때는 어째저째 평화로운척 세상일 덮어두고 산다해도

우리 아이와 아이의 아이가 살아갈 세계가 이렇게는 도저히 지금처럼 평화롭고 안정되지 않을 것 같아 더 관심이 가는 것도 있다.


아이와도 전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야기 나누고 싶지만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눌 때에는 사실 전쟁의 참혹함, 잔인함보단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고통, 상실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정말 딱 맞는 그림책이 나왔다.

전쟁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빠, 언제 와요?>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폭발음과 함께 벽이 흔들린다.

피난이 시작되고 가족도 기차에 올랐지만 아빠가 기차에 타지 않는다. 

“아빠는 왜 안 가?” 동생이 묻자 “아빠는 다음 기차로 따라올 거야.” 하고 대답하며 엄마는 눈시울을 붉힌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머무를 곳이 생겼고 엄마도 일자리를 구했다.

위태로웠던 생활도 차츰 안정을 되찾아 갔다. 그런데 아빠는 언제쯤 올까...?


아이의 관점에서 바라본 전쟁

어른의 시선에서 바라 본 전쟁은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도, 이해시킬 수도 없다.

아이들에게 전쟁을 설명한다면 현재 아이 세상의 중심인 가족의 이야기를 이렇게 다루는 것이 제일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엄마아빠가 하루만 어디서 자고 온대도 슬퍼하는 아이인데...

생사도 안전도 언제 올지조차 불분명한 채로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책을 읽으며 가슴 아픈 장면이 참 많았다.

대피소에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그리고 그 부모들은 아이를 사랑으로 보지 못하고 피곤과 불행에 찌들어 있는 것,

아이가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 버린 것,

자신의 집이 아닌 곳에서 눈치를 보는게 일상이 된 것,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본인은 가족과 함께가지 못한 아빠의 책임의 무게...

나였다면 타인을 살리기 위해 그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

내 생명의 위험을 떠나서, 나와 헤어져 힘들어할 내 아이때문에라도 나는 책임을 저버리고 가족을 따라 갈 것 같다.


마음이 아픈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이와 전쟁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볼 수있어 좋았다.

아이는 아직 무서워만 하지만, 그래도 이 기회로 내가 전쟁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관심을 깊게 가질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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