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과정을 따뜻한 그림과 함께 담담하게 서술한 그림책을 보니
요즘 나를 우울하게 했던 많은 고민거리들이 좀 사그라들었다.
고등학교 때는 원하는 대학만 가면 아무 걱정이 없을 줄 알았고
대학 때는 취직만 하면
취직한 이후엔 좋은 사람과 결혼만 하면
결혼 후에는 예쁜 아이 낳아 잘 키우기면 하면...
많은 관문들을 다 제때 문제없이 통과(?)했는데도 왜 걱정은 끊임없이 증식하는지!
남들이 나를 보면 아마 그냥 평범하게 잘 산다고 할테고,
사실 큰 문제는 아무 것도 없는데 나의 욕심이 걱정을 키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근심걱정들이 도무지 나를 놔주지 않아
정신적으로 질식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 정도였다.
직장도, 집도, 경제적인 부분도 정신적인 부분도, 어느 순간부터 발전이 없는 것 같은 나의 모습도(발전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내 기준에 맞는 게 하나도 없어 마음에 우울이 스민채로 몇달을 지냈는데 ...
저 깊은 물이 너를 삼켜 버릴 것 같아도
일단 물속으로 뛰어들어.
서툴러도 괜찮아.
다른 이들의 속도에 맞출 필요도 없어.
가만히 물에 온 몸을 맡기고
함께 흘러가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를 거야.
우연히 만난 이번 그림책이 나의 못난 마음을 보다듬어 주었다.
그래. 뭐 어때. 내 속도로 가면 되지.
느려도, 중간에 쉬어가더라도. 내가 일궈놓은 것들은 무시하며 없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미래에는 상황이 나아질, 점점 더 발전하는 내 모습에 만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