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면지 위에 그려진 화려한 색감의 그림이
멋스럽다.
등장인물 하나하나 모두 개성을 살린
작가님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놀라운 작품이다.
가지각색 개성강한 사람들이 행복한 얼굴로 어울리는 모습을 그려넣은 그림에서부터 이미 다양성 존중이라는 메세지가 드러난다.
작가는 <결혼식에 간 훌리안>을 통해
전작 #인어를믿나요? 보다 더 직접적으로,
하지만 불쾌하지 않게 관습적인 성규범에 질문을 던진다.
제시카 러브 작가는 아직 현실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책 속에 그 어떤 갈등도 넣지 않았다.
할머니도 주변 사람들도 그저
줄리앙과 훌리안, 마리솔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켜봐 줄 뿐이다.
그 누구도 그들의 결정에
관습을 들이밀며 윽박지르지 않는다.
마리솔은 훌리안을 위해 자신의 화관을,
훌리안은 마리솔을 위해 망설임없이 셔츠를 내준다.
할머니는 드레스 때문에 혼날까봐 위축된 마리솔에게 따뜻한 말과 함께 스냅백을 내주고,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들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해준다.
이렇듯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려깊고 자상하다.
현실에서 우리는
고정적 성관념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별스럽게 여긴다.
자상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책을 덮고 나면 자연스레 이들이 그저 사랑이 넘치는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