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왜 인간인가?

<데이빗>은 D몬작가의 인간 3부작 그 첫번째 시리즈로, 네이버 웹툰에서 평점 9.9점을 받고 수 많은 공감을 이끌어낸 수작이다.

말하는 돼지 데이빗을

인간으로 인정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과

그 주변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첫연재부터 감명깊게 본 작품이라 책으로 소장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단행본에 걸맞는 페이지 수정과

데이빗을 대하는 사람들의 이면을 알 수 있는 부록페이지를 수록하여 소장가치를 높였다.

웹툰으로 봤던 사람들도 단행본으로 다시 본다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빗은 산골 돼지농장에서 태어났다.

자신을 농장주인의 아들 조지와 형제로 믿고 살아온 데이빗은 어느 날 친모를 만나고 방 속에만 틀어박혀 살게 된다.

조지는 시골 농장에서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데이빗을 꼬셔 서커스단을 따라 나선다.

서커스단의 구경감에 불과했던 데이빗은 인권운동가 캐서린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


종교, 정치, 동물보호단체, 인권단체 등 이메리카의 모든 사람들과 단체는 분열하여

한쪽에서는 데이빗을 우리로,

한쪽에서는 데이빗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며

싸우게 된다.

데이빗, 인권단체 스피릿은 재선을 위해 데이빗을 이용하려는 패터슨 의원과 손을 잡았으나

패터슨 의원의 상대진영이 데이빗의 인권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종교단체와 손을 잡으며

갈등이 심화되는데...

데이빗은 인간으로써 인정받을 수 있을까?

사람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

너무나도 어려운 질문이다.

명확히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이라는 사전대로 라면

데이빗 역시 사람으로 인정해야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끼워주기만 한다면.

캐서린 또한 어린시절 입양과 파양을 겪으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데이빗처럼 사람으로써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사람이니까.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그렇게 태어나지 못한 데이빗은

생각을 하고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지만

누군가에겐 당연한 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모진 고난을 겪어야했다.

결국 인권을 얻기는 했으나 데이빗이 빅요크에 계속 살았다면 아마 죽을 때 까지 논란은 이어졌을 것이다.

남이 인정해주어야만 가질 수 있는 바람 앞의 촛불같은 인간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

계속 투쟁해야 했을테지.

사람도 돼지도 아닌 특별한 데이빗이라는 존재로써 살아갈 수는 없었을까.

평범한 사람들의 이기심

데이빗으로 돈, 명예, 여자를 얻으려 했던 조지도

데이빗의 외면을 극복하지 못해 거절한 캐서린도

재선을 위해 데이빗을 선거에 이용한 페터슨도

모두 악인은 아니었다.

자신의 꿈과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데이빗을 이용한다는 건 알았지만, 결국 데이빗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세상에 데이빗이 나타난다면 같이 나타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행동이 결국 데이빗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나는 이들을 손가락질 할 자격이 있을까?

내 이익을 위해 타인의 고통은 뒤로 밀어버리고

모른체 했던 날이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도

내가 이런 '평범한 이기심'을 버리고

진정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할지...사실 모르겠다.

인간도, 돼지도 아닌 데이빗


캐서린의 거절에 상처입은 데이빗은 결국 빅요크를 떠나 다시는 타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화물칸에 실려 어디론가 떠난다.

도축업자 '멱따개'의 앞에 선 데이빗은

멱따개의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고

말을 건다.

선생님과 저 역시 서로가 다르지만,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습니까.

그것만으로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지요.

이름을 알려주십시오.

.

.

.

데이빗

멱따개는 사람이지만, 눈이 보이지 않고

남들이 좋게 보지 않는 도축일을 하기에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못하며

이름으로도 불리지 못한다.

데이빗은 자신을 단칼에 죽여줄 수 있는

도축업자에게 와서야 진정한 인간으로 대우받는다.

데이빗과 긴 시간을 보내고

데이빗의 생각과 감정을 나눈 사람들조차 결국 데이빗의 외견을 극복 하지 못했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멱따개에게서

인간으로 인정받는 아이러니.

평생 돼지를 만져온 멱따개는 데이빗이 돼지인걸 아마 알지 않았을까?

발굽소리와 낮은 위치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숨길 수 없었을테니.

하지만 멱따개는 그런 외형보다 단 몇마디의 대화로 데이빗을 같은 사람으로 인정해주었다.

멱따개의 말에 데이빗이 사람으로써 살아갈 힘을 얻었길.

아니, 사람이나 돼지로써가 아닌 데이빗이라는 존재만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길 바란다.

내가 만난 수많은 데이빗들

살면서 나 또한 데이빗이 되기도 했고

수많은 데이빗을 만나기도 했다.

사람은 외면보단 내면이지! 를 외쳤지만

정작 나는 그렇게 행동했는가?

나 또한 결국 데이빗의 외견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과 같지 않은가, 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외견 뿐만이 아니라 성별, 재력, 학력 등

수 많은 부분에서 자로 재고 선을 그으며

데이빗이 되었다가, 데이빗을 만든다.

데이빗을,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준다해서 내 권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마치 그들이 내 빵을 빼앗아가는 듯 날을 세우는 것은 아닌 지 반성이 든다.

사회가 바뀌려면 아주 오래 걸릴 것이다.

오래 걸린다하여 바꾸지 않을 순 없다.

우리 아이가 커서 사회에 발을 내딛을 때는

내가 그냥 나로써 존재하고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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