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그림보다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아기 곰의 도움으로
곰이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게 되는 과정이었어요.
악기 하나 배우기
수영과 자전거 배우기
엄마랑 둘이 여행가기
그림책 모임 만들기
그림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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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긴 휴직에 들어서며
메말라버린 줄 알았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꿈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어요.
곰은 음악이 싫어진 게 아니었어요.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줄어들고
박수 소리가 작아지자
언젠가 아무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을
상황이 올까 두려운 마음에
음악을 여전히 사랑함에도 멀리하게 된거죠.
하지만 마음 속에는 여전히
음악을 향한 불씨가 남아있었기에
숲 속에 피아노를 남겨놓은 거겠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곰의 마음이 더더욱 공감됐어요.
내가 사랑하는 분야에서
상처를 받으면 돌이킬 수 없을까봐
내가 먼저 떠나버리는.
제가 곰이었다면,
화려했던 지난 날을 추억하는 내가 초라해보여
아기 곰에게 옛날 일을 말해주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곰이 아기 곰에게 그때의 즐거움, 행복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기에
아기 곰이 곰을 위한 깜짝 콘서트를 생각할 수 있었을 거예요.
아이와 책을 읽으며
내가 너만 할 때 꿈꿨던 것,
사랑하고 좋아했던 일을 나눈다면
그것 자체로 또 다른 행복한 추억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