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댕댕댕 - 제3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37
유미정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친 마음에 명상 한조각

그림책 명가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멋진 그림 책이 나왔습니다.

간결한 표지에 매달린 풍경.

절에 다니진 않지만 절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는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의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평온하게 가라앉고는 하지요.

#물고기가댕댕댕은

바람이 불자 청명하게 올린 처마 끝 풍경의 물고기가 소리를 따라 산을 한바퀴 휘 감은후 돌아오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물고기는 산책길에 무엇을 만나게 될까요?

+) 표지 뒤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소리에 맞춰 페이지를 넘기면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어요.


댕-

바람이 불면 잠든 물고기가 깨어나 바람을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안녕.


산을 넘고 울창한 나무 숲을 지나

여러 동물들과 인사하고

물 속으로 풍덩 빠져 들어 물고기들과 같이 헤엄치기도 합니다.


비바람이 몰아 치면 사정없이 흔들리며 여러마리가 되기도 하지만,

비가 그치면 바람은 잠잠해지고 물고기는 다시 단잠에 빠져들어요.

안녕.


수묵화의 느낌을 살려 파란색 계열로 그려진 일러스트가 청명한 풍경소리와 굉장히 잘 어울리죠?

특히 밤이 찾아 온 암자를 밝게 비추는 둥근 보름달을 그린 마지막 장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물고기도 지금은 잠시 잠들었다가 내일 해가 뜨면 또 산책을 나서겠지요?

맑고 청아하게 퍼지는 풍경소리를 물고기의 헤엄으로 표현 하다니 참 감각적입니다.

[풍경에 달린 장식은 주로 물고기인데,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않고 수행에 임하라" 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 출처 : 나무위키

자지 않고 수행할 순 없겠지만, 청아한 풍경 소리에 번뇌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수는 있을 것 같네요.

물고기가 댕댕댕은 글밥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 그림을 자세히 살피며 소란한 내 마음과 조우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많지 않은 글밥임에도 다른 책보다 오히려 책장을 넘길 수 없는 것은

그간 정신없이 달려온 삶에 울리는 풍경 소리가 주는 온전한 명상의 시간이 달갑기 때문일 거예요.

갑자기 찾아온 비바람에 여러 조각으로 부서질 때도 있지만, 비가 그치고 바람이 잦아들면 다시 단잠에 빠져드는 물고기처럼

나를 거세게 흔드는 시련이 와도 언젠가는 다시 안정이 찾아오겠지요.

안녕으로 시작하고 끝 맺는 구성도 참 좋았습니다.

세계적으로 만날 때 하는 인사와 헤어질 때 하는 인사가 모두 같은 것은 한국 뿐이라고 해요.

안녕이라는 말 안에 안녕, 지금 헤어 지더라도 안녕, 다시 만나자. 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 안녕이란 말 자체가 저는 너무 좋습니다.

안녕하고 떠났던 물고기가 다시 안녕 하고 돌아온 것처럼 말이예요.

 

이번 주말에는 산 속 조용한 암자 마루에 걸터앉아 풍경소리를 들어야겠습니다.

지치고 소란한 마음에 휴식같은 명상의 시간을 선물해주는 그림책 <물고기가 댕댕댕> 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 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