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의 느낌을 살려 파란색 계열로 그려진 일러스트가 청명한 풍경소리와 굉장히 잘 어울리죠?
특히 밤이 찾아 온 암자를 밝게 비추는 둥근 보름달을 그린 마지막 장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물고기도 지금은 잠시 잠들었다가 내일 해가 뜨면 또 산책을 나서겠지요?
맑고 청아하게 퍼지는 풍경소리를 물고기의 헤엄으로 표현 하다니 참 감각적입니다.
[풍경에 달린 장식은 주로 물고기인데,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않고 수행에 임하라" 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 출처 : 나무위키
자지 않고 수행할 순 없겠지만, 청아한 풍경 소리에 번뇌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수는 있을 것 같네요.
물고기가 댕댕댕은 글밥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 그림을 자세히 살피며 소란한 내 마음과 조우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많지 않은 글밥임에도 다른 책보다 오히려 책장을 넘길 수 없는 것은
그간 정신없이 달려온 삶에 울리는 풍경 소리가 주는 온전한 명상의 시간이 달갑기 때문일 거예요.
갑자기 찾아온 비바람에 여러 조각으로 부서질 때도 있지만, 비가 그치고 바람이 잦아들면 다시 단잠에 빠져드는 물고기처럼
나를 거세게 흔드는 시련이 와도 언젠가는 다시 안정이 찾아오겠지요.
안녕으로 시작하고 끝 맺는 구성도 참 좋았습니다.
세계적으로 만날 때 하는 인사와 헤어질 때 하는 인사가 모두 같은 것은 한국 뿐이라고 해요.
안녕이라는 말 안에 안녕, 지금 헤어 지더라도 안녕, 다시 만나자. 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 안녕이란 말 자체가 저는 너무 좋습니다.
안녕하고 떠났던 물고기가 다시 안녕 하고 돌아온 것처럼 말이예요.
이번 주말에는 산 속 조용한 암자 마루에 걸터앉아 풍경소리를 들어야겠습니다.
지치고 소란한 마음에 휴식같은 명상의 시간을 선물해주는 그림책 <물고기가 댕댕댕> 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 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