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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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무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무지개 끝엔 무엇이 있을까?

구름 위엔 뭐가 있을까?

어렸을 때는 곧잘 이런 생각에 빠지곤 했어요.

실제로 가보고도 싶었죠.

어른이 되고 나니 이젠 현실 문제를 고민하느라 이런 생각을 잘 하지 않게 되었어요.

변화없이 잔잔해져버린 머릿 속에

돌을 던져 '저 너머'를 꿈꾸는 파장을 일으켜주는 그림책이 나왔어요.

<납작한 토끼> <어디 있니, 윌버트?> <풀밭 뺏기 전쟁>으로 익숙한 바두르 오스카르손 작가님의

<나무>랍니다.

단순해보이는 드로잉 속 깊은 메세지를 담아내는 바두르 오스카르손 작가님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으셨을까요?



어느 날 문득 토끼 밥은 저 나무 너머 무엇이 있는 지 궁금해졌어요.

왜 그렇게 가만히 서있냐는 힐버트의 물음에 밥은 대답했어요.

"나는 저 나무 너머로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어. 그곳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어."


"별 거 없어. 그냥 나무랑 개랑 동물들 뿐이야."

"나무 너머를 가봤다고?!!"

"그럼, 난 전세계를 가봤는 걸."

"넌 언제나 이곳에 있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전세계를 다닐 수 있었던 거야?"

"난 날 수 있거든."

.

.

.

"그럼 나한테 한번 보여 줄 수 있어?"


"지금은 안돼. 피곤하거든."

"..."

밥은 한참동안 저 나무 너머를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갔어요.


물음표를 던져주는 그림책

밥은 결국 나무 너머로 가봤을까?

포기했을까?

힐버트는 나무 너머에 정말 가 본 걸까?

힐버트는 정말 날 수 있는 거야?

나무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책장을 덮고나서 수 많은 물음표가 생겼어요.

<나무>는 이 물음표들에 친절하게 답해주지 않아요.

나무 너머를 상상했던 밥처럼 우리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상상해 볼 수 있답니다.

책장을 덮음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주는 그림책이라니, 아이와 서로 떠올린 기발한 상상을 나누기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물음에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궁금한 것이 참 많은 아이들.

아이의 수많은 질문에 나는 어떻게 대답했을까 돌이켜보았어요.

나무 너머가 궁금한 밥에게 힐버트는 처음엔 무심히 넘기다가 화들짝 놀라는 밥의 반응에 재미를 느낀 것인지 농담을 하기 시작해요.

처음엔 깜짝 놀라 당근을 놓쳤던 밥이 힐버트의 농담을 어느샌가 깨닫고 의심하며 당근을 다시 줍는 장면이 귀여웠답니다.

사실 밥은 힐버트가 같이 가주길 바라지 않았을까요?

혼자 나무 너머로 가는 건 조심스럽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용기있게 나설 수 있었을 거예요.

처음엔 밥의 마음을 몰라주고 농담이나 하는 힐버트가 너무 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나도 아이들의 뜬금없는 질문을 가볍게 넘기거나 귀찮아서 대충 답해줄 때가 많더라고요.

언젠가 우리 딸의 질문이 폭발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손을 잡고 같이 답을 찾아봐주어야 겠다고 다짐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 나무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라는 질문하나를 시작으로 수 많은 상상의 가지를 뻗어나가는 기발한 그림책 <나무>

바두르 오스카르손 작가님의 감각적인 드로잉으로 그려진 상상의 세계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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