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갈 수 없습니다!
전정숙 지음, 고정순 그림 / 어린이아현(Kizdom)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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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경계 속에 살아갑니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경계, 위험으로부터의 경계...

그러한 경계는 더이상 다가올 수 없도록 경계선을 만듭니다.

보이고, 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경계선이 당신과 나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들어갈 수 없습니다!>는 그 경계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들 말고는 다 외부인이예요.

<출입증 패용 생활화>

<외부인 출입금지>

당신과 나 사이를 갈라놓은 문만으로는 부족해서 표시까지 붙여놓았나봐요.

취업을 오래 준비했던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도서관 가는 길에 갑자기 너무 답답해서 취직을 원하는 회사 앞에 다녀온 적이 있어.

그들과 나의 차이는 파란 줄의 출입증 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 하나가 가는 방향을 달리 만들더라고. 라고 했었죠.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그들만의 공간이래요.

아파트의 이미지를 위해 택배기사님들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던 뉴스, 기억나시나요?

어디에 사는 지가 자신의 모든 가치가 되어버린 그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들었습니다.

부모의 이런 모습을 본 아이 또한 남과 자신을 경제적 지위로 선 긋는 사람으로 자라나겠지요.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누구나 들어가도 되는 날이 올 거예요.

남과 북을 갈라놓은 38선과 그 사이의 DMZ.

언젠가 총을 든 사람들이 아니라 고향을 그리워하고 한반도를 원하는 누구나 들어가도 되는 날이 오겠지요.

필요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구제역, 돼지 열병, 조류 독감... 인간의 이익을 위해 편히 쉴 자리도 없이 꽉 들어 찬 공장식 사육소에서는 한 마리라도 병에 걸리면 모두 산 채로 땅에 묻혀야 합니다.

그렇게 보호받지 못한 동물들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통제된 구역에서 외로이 죽어갑니다.

툭.

경계를 넘어서는 한걸음이

큰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져 경계선인지도 몰랐던 경계선들.

노란 테이프의 출입금지! 빨간 선으로 그어진 통제구역 만이 경계선이 아니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급을 재단하고 섞이지 않겠노라 그어버린 경계선,

없을 수 있었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만들어져 버린 경계선,

창살이 만든 자유의 경계선 등등...

수 많은 경계선은 그 덕에 보호받는 사람보다 그로인해 상처받는 사람이 더 많아보입니다.

경계를 허물고 손을 내밀어 보세요.

경계선은 침입을 막지만 다른 사람의 따뜻한 도움 역시 막는 답니다.

남이 먼저 허물기를 바라지 마세요.

오늘도 내가 만든 경계선에 상처입은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어요.

벽을 허물다 보며 언젠가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가 <들어오세요!>가 되겠지요?

서로 서로 따뜻한 눈빛을 교환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경계없는 사회를 꿈꾸는 그림책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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