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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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살 아버지부터 누나 매형, 2살 조카까지 가지각색 8명이 캠핑카로 떠나는 40일 간의 미국 횡단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을 담아낸 여행기 <위태한 유산>입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이 떠오르는 제목이죠?

아빠인 제해득 작가와 아들인 제준 작가가 각자 쓴 글들을 모아 엮인 책이랍니다.

아빠와 아들이 같이 책을 쓰다니, 참 멋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중소기업 ceo인 아버지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을 가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10대 아들은 왜, 어떤 이유로 여행을 떠났고 무슨 감상을 느꼈을까요?

같이 오른 여행길이지만, 각자 다른 시선에서 바라 본 여행과 감상 덕에 책이 더 풍부하게 느껴졌답니다.

중간 중간 사진들이 실려있어요.

훗날 가족이 다같이 이렇게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을 들여다 보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의 첫머리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여행이 언제였을까"

성인이 된 이후로 거의 매년 해외 여행을 다녔어요. 매번 다음엔 어느 나라를 어행 갈 지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을 짰죠. 누구랑 여행을 갈 지, 어떤 여행이 될 지 생각하는 시간이 참 즐거웠어요.

그런데 엄마아빠저동생 네 가족이 함께한 여행은 한 번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주도해서 다 같이 대만을 갔었는데, 가족과 함께 여행가면 마냥 즐겁고 행복하겠지~ 라는 기대는 땡!

힘들여 짠 계획은 엄마아빠 체력으로 인해 불발되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한국인한테 제일 유명하고 맛있다고 해서 찾아간 식당들이 맛없다는 평가를 받으면 제가 한 음식이 평가받는 느낌이더라고요.

다시는 가족들이랑 해외여행 안가! 했었었는데.... 시간 지나니 다시 가고 싶네요 ㅎㅎ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더니 이 특별해 보이는 가족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좋은 면만 보고 살던 가족들이 긴 여행으로 지치며 서로 실망하고, 오해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이 여행 구성원 중 대장(?)을 맡고 있는 제해득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작 친절해야 할 의무도 책임도 없는 남들이 하는 일은 사소한 일에도 몇 번이고 감사하다고 하면서, 가족은 남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이 기대하고 크게 실망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해보니 저도 가족인데 이것도 못해주나, 왜 내 심정은 이해를 못해주지?하고 혼자 기대하고 실망했던 적이 많았어요. 가족도 남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보면 두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캠핑카에서 지내는 건 책에 소개되었던 냄새이야기, 운전 이야기 말고도 이런 저런 부딪힘을 만드는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차를 타고 가며 이렇게 예쁜 풍경을 보고 갈 수 있고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면 멈춰 설 수 있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여행이 길어지다 보니 여행이 일상이 되고, 일정이 없는 날이 특별해졌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저도 짧은 여행 일정 때문에 바삐 움직이지 않고 길게 여행을 떠나 어딘가에 캠핑타를 대고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네요.

전 유럽 여행을 다녀온 후 한 동안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유렵을 꿈꿨었는데, 40일의 특별한 여행 후 다시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제준 작가님의 생각도 참 멋졌답니다. 꿈을 찾아 나서는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찰스 디킨스의 유명한 소설 <위대한 유산>은 정말 위대한 유산은 돈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임을 알려줍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세금 한 푼 없이 유산 증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행이라는 기회를 통해 금전적인 가치보다 더 빛나는 사랑과 배려를 가슴으로 배운 이 가족은 잎으로 어떤 위태한 일이 있어도 위대하게 헤쳐나갈 것 같습니다.

창고를 채우는 유산보다 마음의 곳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을 쌓으러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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