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가르쳐 주지 못한 많은 것을 스스로 알아낸 페넬로페는 혼자 힘으로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갑니다.
오래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어른이 된 지금 곱씹어 보면 기가 찬 부분이 많습니다.
그때는 그때의 사회적 관념이 있는 거지만, 답답한 부분은 그 고리짝 관습이 아직도 이어져 내려와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여자들의 족쇄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옛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 낸 이야기가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여자는 얌전해야해. 정숙하게 남편을 따라야지. 가정과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여성으로서 최고의 보람이야."
이런 생각 아래 쓰여진 글을 읽고,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는 동안 우리는 저도 모르게 세뇌됩니다.
나를 위해 무언갈 하려면 죄책감부터 느껴야 하는 페넬로페들.
하지만 이 책의 페넬로페는 그런 족쇄를 벗어던지고 바다로 나아갑니다.
정해진 길도 없고,
표지판도 없으며,
언제 풍랑이 닥칠 지 모르는 바다로요.
그 위험한 바다에서 매 시간 매 초 겪는 수많은 경험은 다시 더 단단한 페넬로페를 만들어 줄테지요.
바다 위 페넬로페는 한없이 작은 점입니다.
우리는 그 작은 점에 집중하고 잘 보이지도 않는 페넬로페의 뒷모습을 응원하며 책을 덮게 됩니다.
페넬로페는 바다에서 역경과 고난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은 거친 풍랑과 큰 암초에 결국 배가 전복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 번 스스로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간 페넬로페는 그 고난조차 극복하고 또다시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설겁니다.
나를 구속하는 목소리들은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습니다.
내면의 소리보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더 집중하는 페넬로페들에게 <바다로 간 페넬로페> 속 새로운 페넬로페의 메세지가 가슴에 와 닿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