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 읽는다는 것 - 각자의 시선으로 같은 책을 읽습니다
안수현 외 지음 / SISO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같이' 읽기의 '가치'

직장인이 된 후부터 여러 독서모임에 소속됐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삶이 지겹고,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고, 새로운 사람이 만나고 싶었거든요.

처음 찾아 간 독서 모임은 멀기도 멀었고,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이 주제일 땐 읽지 않다 흐지부지.

두 번째 모임은 독서모임보다 다른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 그만두고...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모임은 직장에서 했던 그림책 모임이었는데, 세 번째 모임 때는 제가 그림책에 관심이 없어서 시간만 때우다 갔고 네 번째 다섯 번째 모임은 다른 분들이 그림책에 크게 관심 없는, 연수 시간만 때우려고 오셔서 1년 만에 모임이 끝났어요. 원래 시한부 1년 짜리 모임이긴 했으나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나누고 후에도 할 수 있으면 계속 지속하고 싶었지만 잘 안됐죠.

애를 가지고 난 후에는 엄마들끼리 하는 그림책 모임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시간이 안맞았어요.

애를 낳고 난 후에는 조그만 애를 데리고 갈수도 없고, 맡길 데도 없으니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죠.

애를 갖기 전에도, 임신 중에도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하거나 나에게 맞는 독서모임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서 애 때문에 가고 싶은 그림책 모임에도 못간다며 괜한 변명만 늘어놓던 중 이 책을 만났어요.

이 책의 저자들은 회사와 가정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의 여자들입니다.

인터넷으로 모인 서로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이 어쩌다 같이 책까지 내게 되었을까요?

<나를 깨우는 독서모임>에 끌려 모인 이들은 겉으로는 일잘하는 직원, 아이를 잘 돌보는 엄마, 남을 배려하는 멋진 사람들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속에는 조금씩 아픔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의 생채기를 걷어내고 온전한 '나'로서 세상을 마주보기 시작했다는 그들.

회사의 부품으로써, 엄마로써 아내로써의 일에만 충실하다 나를 잃고 행복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독서모임을 통해 얻는 선한 에너지는 건강한 나를 만들고 이는 나를 중심으로 확장되어 건강한 가족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줍니다.

'쉴 때 쉬어야지 독서? 모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모여서 나누는 정서적 충만감은 마음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신기하게도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도 줄여준답니다.

사람과 알고 교류하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생을 배우며 그로 인해 내 세계가 확장된다는 저자의 말이 참 와닿았어요.

혼자 읽으면 자기 취향에 맞는 독서만 하게 되는데 비해 독서모임은 그 때 정해진 책을 읽어야하므로 독서 취향이 넓어지고 그로 인해 편견과 선입견이 사라집니다. 서로 질문하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독서가 가능합니다.

그간 <나를 깨우는 독서모임>에서 실제 주고받은 질문 목록도 수록되어있어 갓 시작하는 독서모임의 방향을 잡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저자들이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생각을 했기에 독서모임이, 질문이 가치가 있는 것이겠죠.

책을 읽으며 전 그간 담고 있던 독서모임이나 앞으로 운영하고 싶은 독서모임에서 내 내면의 소리를 터놓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려 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그림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아는 지 뽐내고 싶었음을 깨달았어요. 연수시간을 채우기 위해 오신 분들에게 그림책을 소개하며 고작 한 달에 한 번인 독서모임의 내 말을 통해 남을 변화시키고 싶어했어요. 나의 성장이 아닌 남을 내 의견에 따르게 하는 게 주목적이 되어 모임이 끝나고 나니 남는 것 하나 없더라고요. 이젠 경청에 방점을 두려고 해요.

독서 모임이 좋은 건 그 안에 사람이 있어서라는 말에 공감하며 삶에 지친 당신께 변화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독서모임, <모여 읽는다는 것>을 통해 시작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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