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영 웅진 모두의 그림책 31
하수정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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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관계는 참 모호합니다.

가장 친한 친구였다가

세상 따로 없을 원수였다가

가장 위안이 되는 존재였다가

가장 상처를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엄마와 딸의 모습을 색의 변화와 짧은 글로 깊이 있게 담아낸 그림책 <마음 수영>입니다.

인생의 풍파를 겪은 엄마는 겁없는 딸의 첫걸음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경험이 부족한 딸은 뭐가 맞는 지 몰라 불안해하고, 삶에 지친 엄마는 무기력합니다.

언제 저렇게 컸을까,

언제 저렇게 늙었을까.

각자의 이유로 넓고 깊고 파란 수영장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엄마와 딸은 서로를 나란히 쳐다보며 편안함을 느낍니다.

서로를 항한 따뜻한 마음이 통한 모녀.

엄마는 딸에게 힘을 빼고 가만히 동동 떠다니는 법을 알려줍니다.

다시 시작할 엄마를 위해

이제 시작인 딸을 위해

각자의 곁에 나란히 서서 힘이 되어주는 두사람.

우리 엄마가 늘 하는 말.

"니는 내가 뭔 말만하면 싫제!"

엄마 말에 부러 다 싫다고 하는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엄마의 제안에 "놉!"할 때가 많습니다.

밖에 나가면 이렇게 행동해라, 저건 하지마라 하는 말도 듣기 싫어~ 잔소리~잔소리~ 많이 싸우곤 했어요.

살면서 가장 많이 싸우고 가장 많이 화해한 사람을 뽑으라면 단연 엄마죠!

그만큼 가장 믿고 사랑하는 사람을 뽑으라면 그또한 엄마입니다.

싸울수록 깊어지는 정(?)...

이번에 딸을 낳고 나니 엄마에 대한 감정이 더 깊어지는 걸 느꼈어요.

이렇게 작고 소중한 품 속의 딸아이가 언젠간 거친 세상에 나아가야 하는구나.

너는 치열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우리 엄마도 날 보며 이런 감정을 느꼈겠죠?

손녀 보러 와선 나 힘들세라 집안일 다 해주고 가고 내가 볼테니 넌 좀 자라고 하는 엄마와 그 품 안의 작은 아이를 보며 이래서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깨닫는다고 하는 구나, 란 냉각이 들었어요.

내가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 우리 엄마를 더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엄마의 새로운 시작에도, 딸의 첫 시작에도 언제나 든든한 곁지기가 되어 줄 서로의 존재.

엄마와 딸은 서로를 애쓰럽게 여기는 마음 위에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확고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엄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 <마음 수영>을 읽으며 오늘 엄마, 딸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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