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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머라이어 마스든 지음, 브레나 섬러 그림, 황세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받는 고전 빨강 머리 앤.
여전히 큰 사랑을 받으며 관련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오는 명작입니다.
tv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각종 굿즈로 만날 수 있던 사랑스러운 앤이 그래픽 노블로 출간되었습니다.
며칠 전 말괄량이 삐삐를 리뷰했었죠?
삐삐/앤 같은 고전들은 어릴 때 분명 봤는데... 단편적인 내용들이 드문드문 기억 나는데 자세한 내용은 희~미하니 주인공의 특징적인 이미지만 떠오르곤 합니다.
빨강 머리 앤이 나온 지는 100년이 넘었고, 우리가 아는 청년기 앤의 이야기를 지나 중년, 노년의 앤 시리즈까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저도 다들 읽은 <초록 지붕의 앤> 까지 밖에 안 읽어봤네요.
어릴 때는 길버트와 앤의 사랑이 언제 이뤄지려나에 집중해서 본 것 같은데 (^^;) 지금 다시 읽어보니 100년 전에 쓰인 소설인데도 한 여성의 삶에 집중하여 그 인간적 성장과 주체성을 보여준 게 너무 멋지더라고요.
그래서 소설판으로 앤 시리즈를 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래픽 노블인 만큼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앤이 사랑한 초록 지붕 집과 애번리의 풍경이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져있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 바뀌는 애번리의 정취를 어떻게 표현했는 지 책으로 더 만나 보시길 바라요.
그래픽 노블인 만큼 원작의 내용이 간추려져 각색되어 수록되어 있지만 원작의 느낌과 감성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원작 소설을 옆에 두고 같이 읽고 싶어질 거예요.
앤의 내면적 성장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인상깊었는데, 몇 개 소개해보겠습니다.

앤은 솔직합니다. 좋고 싫음이 확실하고 자시느이 감정을 숨기지 않죠. (길버트 빼고...ㅎㅎ) 얌전한 숙녀로 키우고 싶었던 마릴라까지 사로잡은 앤의 매력. 악의없이 솔직한 사람은 결국 주변을 다 자기 편으로 만들더라고요. 누군가를 내 입맛에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내가 그 사람 자체를 받아 들이는 게 더 좋아요.

상황극을 하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앤에게 마릴라는 왜이렇게 사고를 치냐고 하지만,
앤은 그런 상황 덕에 자신은 배우고 성장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도 실수와 사고 속에서 절망하기 보다는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겠죠?
수다쟁이였던 앤이 소중하고 예쁜 생각을 하되, 가슴 속에 간직하면 더 좋다는 걸 배웠다는 대사가 제일 인상깊었어요. 말 많은 저는 늘 괜한 말까지 하고 후회하는게 일상인데, 좋은 생각을 하고 말을 아끼는 게 좋다는 걸 어쩜 저렇게 예쁘게 말할 수 있을까요?
엄마가 되니 아직 누워서 버둥거리기만 하는 아이를 보며 얘도 언젠간 독립하겠지... 라는 생각을 (벌써)하곤 합니다. 저희 엄마도 애를 안고 있는 절 보며 니가 언제 커서 이렇게 애를 낳았을까 감회에 젖으시더라고요.
결혼하며 몸은 독립했지만, 친정과 내가 태어난 고향에 대한 애정에서 받는 힘이 큽니다.
앤의 말처럼 단단하게 내린 뿌리가 있기에 새로운 길로 뻗어나가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거겠죠

고전은 읽을 수록 의미가 새롭게 와닿아요. 그래서 잊히지 않고 끊임없이 읽히는 거갰죠?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와 보석같은 이야기를 담은 빨강 머리 앤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만날 수 있는 <빨강 머리 앤 : 그래픽노블> 꼭 읽어보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