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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게도 토끼가 와 주었으면 - 메마르고 뾰족해진 나에게 그림책 에세이
라문숙 지음 / 혜다 / 2020년 3월
평점 :

취향이 맞는 사람을 만날 때의 행복감.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즐거움.
평소 그림책을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은 많지 않고, 모임을 찾아도 시간이 맞지 않아 번번히 무산되어 그림책에 대한 감상을 나눌 기회가 없었어요. 사내그림책동아리도 가입했었지만 한 달에 한 번 꼴에 그저 티타임이 되기 일쑤라 늘 그림책을 나눌 동지가 간절했어요.
비록 제 주변엔 많지 않지만 점점 그림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림책 에세이들도 출간되고 있습니나.
이런 그림책 에세이를 읽을 때면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작가와 독자이지만, 같은 취향을 가진 동지를 만나 재밌게 이야기 나누는 느낌을 받는 답니다.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을 때 피곤이 녹아내리는 기분
-길을 걷다 새로운 서점을 발견하면 꼭 들리겠다고 다짐하는 것
-어떤 상황과 분위기에서 그에 맞는 그림책이 떠오르는 것
-그림책을 읽고 생각한 것이 생각보다 잘 써지지 않는다는 것
등 너무너무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어요!

소개된 책이 참 많죠ㅎㅎ?
목차에서 나도 갖고 있는 책을 발견했을 땐 기쁨과 함께 같은 책을 보고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 지 궁금하고,
내가 모르는 그림책의 이름을 볼 땐 어떤 내용일까 설레는 마음에 두근두근해요.

여백이 굉장히 넓게 문단이 배치되어있어서 마치 그림책을 읽을 때 마냥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작가님의 경험과 그림책의 내용과 의미가 녹아져 서술되어 있어요.
같은 책을 읽었어도 경험, 감상, 글을 풀어내는 스타일이 다른 점이 많구나, 하며 예전에 제가 쓴 글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중간중간 책 일러스트가 있어요.
이 그림책은 [엄마 마중]입니다.
엄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군밤장수모자를 쓴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러워 한 때 블로그 프사로 쓰기도 했어요.ㅎㅎ

그림책을 모은다고 하면 '애들용 책을 왜?' '태교하려고?'라는 질문을 듣곤 합니다. 이유없이 그림책이 너무 좋다는 작가님도 처음엔 그림책이 '아이들의 것'이라는 생각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고 해요.
저에게 그림책은 그 어떤 물건보다 큰 감동과 울림을 줍니다.
그림책을 읽을 땐 무언가에 쫓기거나 요구받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이 지치고 메말랐다면 그림책 테라피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