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리 집에 온 날 - 운명과 기적으로 만난 엄마와 딸
차예은.신애라 지음, 김물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태어난 것도

내가 우리 집에 온 것도

엄마가 내 엄마가 된 것도

모든 게 나한테는 기적이야.

 

차인표 신애라 부부의 공개입양된 첫째 딸 차예은양과 신애라씨가 주고받은 편지로 이루어진 그림책이랍니다.

                                

처음 부분은 차예은양의 편지로, 뒷 부분은 신애라씨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2월 15일, 내가 입양된 날.

그때 입양이 안되었다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요?

상상이 잘 안됩니다.

입양아에 대한 안쓰러운 시선 혹은 편견.

"안 됐다." 라는 친구의 말에

'엄마한테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우리가 가족이어서 너무 행복하거든요.

엄마, 나에게 입양한 사실을 숨기지 않고 알려 줘서 고마워!

살다 보면 힘들고 지칠 때가 분명 온단다.

엄마는 항상 너를 바라보고 너와 함께 할께.

엄마 딸이 되어 주어서 고마워!

너의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어릴 때 TV에서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입양한 딸들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있었는데,

보면서 깜짝 놀랬어요.

'입양 사실을 저렇게 전 국민이 알아도 되나?' 싶었거든요.

TV에서는 자극적인 소재를 위해 드라마에 너무 자주 등장하는 입양이지만

실생활에서 입양가정을 찾기란 좀처럼 힘들죠.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입양 가정이 최대한 주변 사람도 모르게 입양을 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입양 사실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죠.

숨기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어요.

1. 우리 부부의 불임이 알려지고 싶지 않아서.

2. 주변이 모두 입양 사실을 알 때 아이에게 편견이 씌워질까봐. (성숙하지 못 한 사회 인식)

3. 훈계 할 때, 아이가 '내가 입양아라서 이렇게 대한다'고 오해할까봐. (소속감)

이런 저런 이유로 비밀입양이 많았지만,

요즘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개입양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1. 비밀을 평생 지키기 위해 써야하는 에너지가 엄청나며, 과연 끝까지 비밀이 지켜질까?

2. 공개입양하는 가정이 많이 생기고 당당하게 행동한다면 사회인식이 점차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숨기기 급급하면 사회 인식이 달라질 수 없다.

3. 본인이 입양인임을 확실하게 앎으로써 자신의 정체성 확립과 분명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개입양에 관련된 어린이 동화도 같이 소개할게요.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 / 김려령 / 노석미 / 문학동네>

<출판사 책소개>

하늘이는 공개 입양된 아이다. 크고 좋은 집에서 엄마, 아빠, 할머니와 지낸다. 텔레비전, 잡지, 모니터나 사진의 네모난 틀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하늘이네 가족은 사랑이 넘치고 사회에 대해서도 이타적인, 행복한 가족의 모습 그대로이다.

의사이자 청소년문제 전문가, 국내입양단체의 홍보대사인 엄마 아빠의 딸 하늘이는 불행해서는 안 되는 아이이다. 엄마와 아빠는 진심으로 하늘이를 사랑하지만, 어디에나 있는 눈들 때문에 하늘이는 왠지 모르게 숨이 막힌다.

아주 어렸을 때 "우리 하늘이는 가슴으로 낳았지." 하며 엄마가 안아 주면 마냥 좋았지만, 이제 하늘이는 그 말이 싫다. 어떨 땐 남들에게 잘 보이기 좋아하는 엄마가 자기를 이용하는 것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늘이의 기분이 어떤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 동화를 읽고 아이들과 공개입양 찬반에 대해 토론했었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다보니 대부분 자신이 받을 편견어린 시선에 공감하고 반대가 많을 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의견이 반반이어서 놀랬답니다.

메이크업아티스트 정샘물씨 아시나요?

이 분도 아이들을 입양했는데,

정샘물은 “입양은 숨길 일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절 아시는 분들이 ‘너무 대단하다’고 한다. 그런 말들이 되게 불편하다. 축하한다고 할 내용에 왜 그런 말들을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정샘물은 “저랑 남편은 아이들을 만나 새 세계가 열렸고 행복한 상황을 접하고 있다”며 “다른 가족과 같은데 왜 전혀 다른 피드백을 받는지. 만약에 저를 만났을 때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침묵하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

라고 하신 인터뷰를 봤답니다.

입양도 내 소중한 가족이 생기는 건데, 왜 축하한다가 아니라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느냐와 할 말이 없으면 침묵하는게 낫다라는 말이 정말 인상깊었어요.

공개입양이든, 비밀입양이든 절대 누군가가 입양가족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없죠.

다만 입양가정에 대한 편견을 바꿔가는 게 저와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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