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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저기행 - 책으로 읽는 조선의 지성과 교양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1월
평점 :
https://blog.naver.com/young-taek/22121367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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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미션도서]
조선 명저기행은 역사 대중화의 기수로 불리는 저자 박영규의 조선 역사상 귀한 책들에 대한 이정표다. 저자는 22년간 '한 권으로 읽는 역사'라는 시리즈로 아홉 권을 펴냈다는 점에서 역사에 대한 탁월함을 엿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조선 명저 기행은 위에서 소개한 대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이정표에는 다양한 정보가 있듯이, 책이 짚어주는 관점과 배경, 가치등을 따라 읽다보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책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본인은 이 책을 통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발견했다. 아니, 깨달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책의 제목은 알지만 읽어본 적은 없는 책. 그 책들에 대해 읽어야 할 가치가 충분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저자의 집필 목적이 충분히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필자는 이런 책들이 현대인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 이유는 우리 역사나 문화 또는 역사 인물에 대한 무관심 때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 책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도 아니었다. 문제는 접근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중략) 마땅히 그 길을 찾아내지 못해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중략) 그런데 만약 그 세계를 먼저 다녀온 사람이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미지의 여행지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은 현대인에겐 미지의 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 (중략) 그래서 필자는 미지의 세계에 한 발짝 먼저 다가간 사람으로서 그 독서 여행의 가이드 역할을 하기로 했다." p.9
책의 특징은 '가이드'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가이드가 명소들을 소개하고 그곳의 의미와 역사, 그리고 그와 관련된 세계적 가치를 소개해주는 것처럼, 각 책의 구성과 역사자료로써의 가치, 책의 배경과 책의 영향을 받아 서술된 책 등의 연대기를 통해 연속성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중점적으로 파악해야 할 요소들을 짚어준다. 짚어준 부분을 중점으로 책을 소개하고 가치를 엿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가이드가 근처의 다른 명소들을 말해주는 것처럼 다른 책들을 소개해준다.
책의 구성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정치 명저. 목민관의 군사(軍師) 목민심서, 조선의 법전이자 국가 체계와 조직의 지도 경국대전
2부 역사 명저. 이순신의 인간성을 드러내는 난중일기, 객관적 역사 서술의 끝판왕 연려실기술, 발해에 대한 고찰 발해고(考), 임진왜란에 관한 또 하나의 명저 징비록, 고조선부터 고려왕조까지의 신(新)기록 동사강목
3부 기행 명저. 연암체의 시작 열하일기, 황금의 나라 코레아를 향한 동경 하멜 표류기, 최부ver 네비게이션 표해록
4부 실학 명저. 전인격적 학자 이익의 성호사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지리서 택리지, 북학파의 원조 북학의
5부. 의학 명저. 백성을 위한 의학 동의보감, 조선 침술의 대가 허임의 침구경험방, 체질 의학의 선구자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이 읽고 싶어졌다. 잘 알려진 책들답게, 그리고 어렴풋이 들었던 이름들에서 멈춰있었다면, 이제는 읽어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저자가 짚어준 일부분에서 값진 통찰을 얻었는데, 다른 부분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명저'라 칭할만 하다. 왜냐하면, 낮은 자(백성)과 다음 세대를 위한 마음이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시대에 갇힌 사고가 아닌 그 시대와 다른 사고를 엿볼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점도 있다는 면에서 명저라고 칭할만 하다. 그리고 소개된 책들이 한 시대에서 멈춘 책이 아니라 다른 책에도 영향을 줬다는 연속성에서 명저라 칭할만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명저는 어렵다."라는 막연한 인식이 깨졌다. 그와 동시에 시식하였으니, 이제는 읽을지 말지를 결정만 하면 된다. 맛을 모른 상태에서 구입을 결정하는 것과 맛을 알기 때문에 살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맛을 시식하고, 그 식품을 구입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신중했으면 좋겠다. '명저'라고 하니까라고 구입하기 보다 먼저 맛을 보고 입맛에 맞는지를 파악한 후,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저를 소개하는 책을 읽고 명저를 읽는다는 단순한 관점에서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 "어차피 읽을 책, 굳이 읽어야 해?"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하지만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읽어야 함을 깨닫고 읽는 것과 그냥 읽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