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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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은 변론, 듣지 않은 변론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듣는 변론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책을 읽고 딱 떠오른 가사.

 

우선 책에 읽을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본문 밑에 주석이 각각 실려 있어서 읽는데 편했다. 주석이 뒤에 따로 모아져 있는 책들이 있는데, 정말 불편하다. 책장을 넘겼다 확인했다 하는 반복이 귀찮기 때문이다. 또한 읽는 흐름 역시 끊긴다. 그런데 이 책은 본문 밑에 바로 주석이 실려 있어서 읽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물론 이해는 다 못하지만, 찾는 수고를 하지 않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또한 각 장에 들어갈 때,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관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A) 소크라테스의 1차, 2차 변론을 담은 소크라테스의 변명, (B) 크리톤, (C) 파이돈, (D) 향연, (E) 해제, (F) 연표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구성은 본문인 소크라테스의 변명부터 크리톤, 파이돈, 향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뒤에 해제와 연표가 있다. 예전에 다른 책으로 한 번 읽었던 기억이 있어 처음부터 쭉 읽었다. 그러나 추천하기는 해제를 읽고 연표를 본 다음에 본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 소크라테스는 평소에도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음을 『크리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리톤이라는 친구가 소크라테스를 지지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그를 탈옥시킬 수 있음을 말하며 탈옥을 권한다. 그럼에도, 소크라테스는 탈옥을 선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삶의 원칙이 있었고, 평소에 자신만의 생각들이 죽음 앞에서도 담담하게 선택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파이돈』에서는 죽음 앞에서 여러 사람들(p.92中)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데, 소크라테스와 함께 있던 그들에게 묘한 감정이 아로새겨졌을 것이다. 『향연』은 이해가 잘 되지 않으나, '에로스(사랑)'에 대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구나를 발견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좋은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사랑에 대하여 말하는 이들의 대화는 심오하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현 시대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까?' 였다. 에로스(사랑)에 대한 깊고 다양한 대화가 가능한 것을 보면서, 현 시대의 사랑은 그에 비해 '진짜 사랑에 대해 알까?'라는 질문이 생겼다.

아이러니 하게도, 판결은 소크라테스의 표현을 현실화 시켰다. '죽으나 죽지 않는다'라고 말했던 소크라테스의 말을 완성시킨 것은 재판을 통한 사형 선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들은 스크라테스를 육체적으로 죽였지만, 그의 정신은 죽이지 못한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사실이 되게 만든 것이다. 만일, 소크라테스가 자연사 했다면 이런 대화가 남겨졌을까,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고찰이 전해질 수 있었을까 싶다. 

 

사실, 1차 변론인 아래 내용만 살펴봐도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압도적인 우승이다. 고발한 사람에게는 모순이 많으며 고발을 위한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미 결론을 알듯이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고발 당한 소크라테스. 그들이 말하는 타락은 도시의 신들을 믿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청년들을 진정으로 타락하게 만든 것은 재판 결과였다. 환멸을 느낀 것이다. 그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아테네를 떠났다. 그 중 대표적이 인물이 바로, 이 책의 저자 '플라톤'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소크라테스의 육신은 죽였으나, 그의 정신은 죽이지 못했다.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명분으로 소크라테스에게 사형 선고를 했지만, 결국 그 사형 선고는 아테네의 철학에 사형 선고를 내린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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