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소설>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소설을 쓰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소설가가 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이 소설의 저자인 우희덕 소설가이다. 코미디 문학의 한 획을 그을 소설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다. 『캐스팅』의 문장은 참으로 독특했다.
소설 속에는 신비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주인공은 그 인물들과 교류하며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헤쳐 나간다.
주인공인 모진수는 UBS 방송국의 탐사 프로그램 피디이다. 그는 한 번의 실수로 팀에서 좌천되고 뉴미디어 개발팀이라는 실체 없는 팀에 배정되어 방송국 지하실로 쫓겨난다.
그곳에는 그와 함께 좌천 당한 박 피디라는 사람도 있었다. 진수는 방송국에서 팟캐스트를 제작하라는 명령을 하달 받는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허울뿐인 것이고 진수를 내보내려는 방송국의 꼼수였다.
진수는 팟캐스트의 출연자들을 캐스팅하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신비로운 뉴요커 영감님을 만난다.
또 다른 주인공인 금지는 진수의 대학 동기이자 아나운서를 꿈꾸는 친구이다.
그녀는 지금 동사무소 공무원이지만 아나운서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도전한다.
소설 곳곳에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의 내용을 인용한 부분이 나온다. 야간비행 속의 생텍쥐페리와 현대의 진수의 상황이 겹쳐지기 때문일까?
진수의 팟캐스트는 성공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까?
진수가 캐스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번번이 거절당한다. 신비로운 거리의 뉴요커 영감님은 꿈을 찍는 사진기와 오래된 내비게이션을 건네며 캐스팅을 돕는다.
나의 인생에서 누군가를 등장인물로 캐스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삶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으며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서로를 캐스팅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소설 속 진수도 어려움을 겪겠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이겨내지 않았을까 싶다.
"하찮게 보여도 모든 물건에는 쓰임이 있어. 의미가 없는 물건은 하나도 없지.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같은 물건을 가지려고 해. 때로는 하나뿐인 자신을 싸게 팔아 필요도 없는 비싼 물건을 사려고 하지. 그들은 진짜를 알아보지 못해. 자신을 몰라. 레플리카를 보고 눈물을 흘려. 그래서 이렇게 물건이 많이 남아있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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