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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딸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 - 엄마와 딸, 서로를 향한 마음을 이해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
남현주 지음 / 설렘(SEOLREM) / 2023년 1월
평점 :
눈물겹게 화해하고도 자꾸 부딪히는 엄마와 딸!
나와 우리 딸의 관계를 한 마디로 정의해 놓은 말 같다.
거의 매일 싸우고 화해한다. 화해는 정말 눈물겹게 한다. 서로 부둥켜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화해한다.
하지만 다음날 언제 화해했냐는 듯이 싸운다.
우리 모녀는 서로를 애증의 관계라고 부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많이 울었다. 글쓴이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계속 보였다.
우리 딸은 유독 내게 냉정하다. 내가 우는 모습을 봐도 짜증을 낸다.
중학교 3년 내내 사춘기였다. 난 우리 딸을 볼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또 어떤 말로 나에게 상처를 줄까?
하지만 나도 나의 딸에게 상처를 준다. 언젠가 딸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엄마는 한 번도 자기에게 좋은 말을 해준 적이 없다고. 자존감 낮아지는 말을 어떻게 그렇게 찾아서 잘도 하냐고...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미안했다. 너무 미안해서 아이를 부둥켜안고 눈물 콧물 다 흘려 가며 울었다. 하지만 결국 아이는 나를 밀어냈다. 난 밀어내는 아이에게 또 화를 냈다.
사춘기가 없이 지나가는 아이들이 내 주위에는 많은 것 같다. 중학생들이 어쩜 저렇게 착하고 엄마 말을 잘 들을까? 그 아이들도 사춘기를 겪고 있겠지? 나의 아이만 이렇게 힘든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조금 위안을 받았다. 나의 아이만이 아니구나. 나의 고민만이 아니구나... 하며 안도한다.
몇 년간의 아빠의 부재, 그리고 이사, 이사한 학교에서의 아이들의 따돌림.. 우리 아이는 이런 것들을 혼자서 감당했다. 물론 엄마인 내가 옆에 있었지만 이제 막 사춘기로 진입한 나의 딸은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본인이 선택한 것도 아니고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른들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었던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반항을 하며 학교를 가지 않고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의 나는 아이를 위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나는 아이를 다그쳤다.
그랬으면 안 됐다는 것을 이제 안다. 이 책을 그때 알았더라면.... 그 많은 아이와의 다툼이 없었을까?
이 책을 지은 남현주 님도 사춘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다. 많이 울며 성숙해졌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이제 긴 터널의 끝을 도달한 것 같다. 아이의 사춘기가 많이 지나간 것 같다.
나의 터널은 언제쯤 끝이 날까? 몇 년 후 나의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함께 웃으면서 지금의 우리를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난 항상 기도한다. 꼭 오게 해달라고. 믿고 싶다.
나에게 이 책은 선물과도 같았다. 그저 항상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하고 아이에게 쩔쩔매는 나는 그 자리에만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믿음을 가지고 다가간다면 내 아이의 사춘기는 곧 지나가리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이제 고 1이 되는 우리 딸. 기나긴 사춘기의 끝을 행해 달려가고 있는 나의 사랑하는 딸에게 힘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나는 사춘기 아이를 붙잡고 자주 울었다.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처음에는 나 자신이 이해가 안 됐다. 분명 아이의 버릇없는 말투와 행동으로 화가 났는데 막상 아이와 마주 앉으면 반응 없는 아이 모습에 마음이 무너진다. 그래도 얘기해야 한다. 너의 이런 행동, 이런 말로 엄마가 오늘 아주 속상했다고, 다음에는 조금 조심했으면 한다고. 사춘기 아이는 엄마의 눈물에 무너지지 않으려고 더 차가운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나는 안다. 아이가 엄마의 눈물과 진심으로 조금 녹았다는걸. "
사춘기 딸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 72P
"아이들은 자신을 대하는 엄마와 아빠의 행동으로 인간을, 사회를, 자아를 인식하며 배우고 있다. 아이의 사춘기가 지랄맞다고 부모가 그 장단에 덩달아 춤을 추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래서 부모는 쉽게 지치면 안 되고,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끝이 없고, 특별한 방법도 없다. 파도가 쉬지 않고 밀려오는 것처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부모는 부모여야 한다. 그러니 사춘기 아이에게 한 번에 너무 과한 에너지를 쏟지 않아야 한다. 그게 사춘기 아이와 잘 지내는 기술이다. "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는 성숙해지는 중입니다 81P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다. 사춘기 아이에게 한 번에 너무 과한 에너지를 쏟지 않아야 한다는 것.
나는 3년 내내 우리 딸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그래서 이렇게 힘이 드는 것 같다.
부모는 부모여야 한다. 아이의 옆에 그대로 있어줘야 한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다.
변함없이 옆에서 지켜주는 부모로 남아있고 싶다.
이 책은 나처럼 사춘기 딸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계신 많은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길지 않은 책의 내용이지만 이 힘든 시기를 나만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큰 위안을 얻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