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 시대 -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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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는 그 두께에 짓눌렸는데, 정작 이틀만에 다 보고 말았다.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였다.

주경철 교수의 다른 저자도 그러하듯이 이 책도 술술 읽힌다. 너무 흥미진진하게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의 세계사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장점은 재미있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대중교양서로도 흠잡을데 없지만, 아마 전공서적으로도 흠잡을데 없을거 같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명확하고, 세부에까지 스며들어 있어, 치밀한 연구의 전범을 보여준다. 그 문제의식은 '왜 세계사는 유럽중심주의로 기술되었는가? 유럽중심주의에 기울지 않는 세계사를 그려낼수는 없는가' 이다.

그 대답을 저자는 상관의 개설, 범선 범포의 디자인, 해적에 대한 영국왕실의 태도변화, 흑인노예제의 비극, 엽기적일만치 황당한 기독교 선교와 비기독교권의 저항과 탄압 등을 통해 다각도로 조명한다. 그 그림은 입체화여서 그 시대에 살지않은 우리들이지만 잠시 15세기 유럽에-아니 지구에 가볼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미덕은 유럽중심주의 사관을 극복하자는 문제의식에 매몰되지않고, 균형을 잘 잡고 있다는 것이다.(내 전공이 아니어서 자신있게 얘기하긴 좀 뭐하지만..)

세계사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머뭇거리지 말고, 사 보라.
우리시대 이런 대중적 글쓰기에 능한 지식인이 함께 한다는 건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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