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얼단상 - 한 전라도 사람의 세상 읽기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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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지역감정이란 해묵은 문제는 해결되기는 커녕 해마다 깊어지는 지병이 된지 오래다. 심지어 20대 젊은이들도 지역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정도니. 그런 마당에 지역감정의 한축에 속한 것이 분명할 당사자가 그 말을 입밖에 낸다는 것은 용기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결심이 있거나, 그런 결심을 하게만들 만큼의 심리적 강제가 있었지 싶다. 더구나 사회학적 용어로 느껴지는 ‘지역감정’이 아니라, ‘전라도생각’이라는 날것으로 말이다. 그런 저자의 입장과 생각에 건방지게 말하자면 ‘짠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나중으로 갈수록 글의 힘이 빠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개별 글들의 수준이 떨어져서라기 보다 그 글들이 책한권으로 묶이기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점상으로도 몇년전후를 왔다갔다 하는 글들이 섞여있다.

이 책을 고종석이란 한 인간의 다면적 관심사가 담긴 글모음집이라고 보면, 즉 모듬회라고 생각하고 주문한다면 좋겠지만, 한가지 주제를 천착하는 책이라고 보고 읽어나가면 좀 지칠거같다.

저자 편을 들기위해 첨언을 하자면, 논객들 사이의 사담이나,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흥미를 가질만한 구석이 많다. 좀 청승맞은 구석이 없지않지만, 문장도 맛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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