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종이책의 행복한 만남
한기호 지음 / 창해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아무래도 잘못 고른것 같다. 주문을 할때의 기대는 종이책과 e-book의 관계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담겨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끝장을 넘길 때까지도 그닥 통찰력이 보이는 분석은 없었다.

그대신 어떤 책이 기획을 잘하고 편집을 잘해서 잘 나오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거나,출판계가 현재 어떠한 문제점에 봉착해있다거나 하는 출판계 내부의 이야기거리는 참 풍성한데, 이런 얘기는 출판인들에게는 관심있을법한 얘기지만 나같은 문외한은 관심없는 얘기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책은 일반대중을위한 책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이건 시비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책 제목은 아무래도 오해를 살만하다. 아니, 이 책 전반에 걸쳐있는 저자의 개념이 혼동되어 있는 것같다. 종이책은 아날로그, e-book은 디지털로 보는 것도 그렇고(그런 측면이 있긴하지만), 멀티미디어적이라고 할만한 것을 아날로그적인 것으로 보는 것도 개념혼란이다. 가령, 자주 예로 들고있는 시공사의 '디스커버리 총서'의 특징은 멀티미디어적인 다채로움인데, 이것은 아날로그니 디지털이니 하는 개념으로 구분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또 e-book의 미래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도 저자는 지나치게 방어적인 입장을 갖고있는게 아닌가 싶다. 종이책이 없어질거라든가 e-book은 실패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은 누구도 펴지않고 있는 것같고, 아마도 그 둘은 공존을 할것인데, 그 시기와 비중에 대한 예측만 다르지 않나싶다. 저자 역시 양자의 공존을 예상하긴 하지만, 종이책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무리한 주장이 느껴진다. 하긴, 온사회가 net이니 digital이니 하는 거품에 휩싸여 있는 지금, 적절한 균형감각을 제시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불평을 하자면, 글이 너무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인데, 이건 아마도 저자가 여기저기 기고한 글들을 모아놓아서 이기도 한것 같고, 다른이의 글을 너무 길게 인용해서 인것 같기도 하다. 하긴 원래부터 차분한 분석을 목표로 한 글이 아닌걸 갖고 지나친 기대를 한 것 같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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