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 두산동아 / 1992년 2월
평점 :
절판


<눈먼 시계공>(The Blind Watchmaker)로도 유명한 도킨스의 또 하나의 저서이다. 교조주의자라는 비판도 심심찮게 받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도 예의 그 강력하고도 매력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저자의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저자는 표현형보다 유전자형을, 그리고 공생에 기초한 자연선택보다는 경쟁을 통한 자연선택을 강조하는 입장을 강하고도 일관되게 펼치고 있다.

이 책은 오로지 자신의 복제에만 관심을 갖는 유전자가 어떻게 오늘날과 같은 풍요로운 생물계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러한 유전자의 특성을 '이기적인'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점은 아마도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gene과 meme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gene이 오로지 자신의 끊임없는 복제이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유전자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층위의 개념이라면, meme은 원본과 동일하게 복제되고 전파되는 데이터를 나타내는 정보학적 층위의 개념이다.

도킨스는 유전자가 DNA를 통해 복제되고 표현형을 통해 발현하며 성과 생식을 통해 후대로 전파되듯이, 정보 또한 원본과 복제본의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벽하게 복제되고, 하드웨어란 표현형(유전자의 운반체)을 통해 시간적 공간적으로 전달,보존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생명현상을 단백질 분자의 생화학적 작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정보의 교환,복제,해석 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시각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기를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기계가 존재한다면 그 기계를 생명체가 아니라고 할 근거는 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meme은 그 생명체의 유전자형을 일컫는 저자가 제안한 용어이다.

도킨스의 책은 항상 그 박진감 넘치는 문체와 격렬한 주장 때문에 가장 논쟁적인 책 중의 하나가 되는 것 같다. 기꺼이 이 주장 강한 책에 뛰어들어 도킨스의 주장에 귀기울인다면 다윈이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생명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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