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에서 인공생명으로
미첼 월드롭 지음, 김기식 외 옮김 / 범양사 / 1995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제목은 '복잡성 : 질서의 가장자리와 혼돈으로부터 발현하는 과학'이다. 이 책을 사게된 건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이었는데, 이렇다할 책소개도 없었고, 책표지 디자인도 정말 흥미없게 보였기 때문이다. 몇 페이지 읽어보고 사서 보았는데, 정말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카오스 이론, 인공생명 게임, 진화 시뮬레이션 등 여러가지 모습으로 알려진 이 분야를 아우르는 명칭이 복잡성의 과학이라 한다. 이 새로운 과학이 재미있는 이유는 이전에는 각자 분리된 학문으로 알려진 것들을 통일하는 설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방글라데시의 인구증가가 계속되는 이유(주민들 역시 인구증가가 달갑지않은 현상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와 마이크를 스피커 앞에 놓으면 잡음이 갑자기 커지는 현상을 동일한 원리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 경제학, 물리학, 전산학 등 독립된 영토를 갖던 기존의 학문들이 크로스오버하기 시작한다.

저자 미첼 월드롭은 산타페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 세계를 안내해주는데, 그 재능이 정말 탁월하다. 때론 산타페 연구소의 오솔길에서 나눈 대화를 슬적 들려주기도 하고, 때론 크리스토퍼 랭턴의 행글라이더 사고를 얘기해주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놀라운 학문분야에 대한 깊이있는 설명을 해주고 있다. 저자 자신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물리학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적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복잡성의 과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고, 그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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