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디자인
다이자부로 오키타 / 국제 / 1995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여러가지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일단 판형의 크기와 하드커버의 거창함과 전면컬러 편집에 놀라고 가격에 또 한번 놀란다. OMNIBOOK시리즈같은 외관은 읽는 책보다 보는 책이라는 인상을 주는데 막상 책장을 펴면 글씨는 왜 이리 깨알 같은지...

이 책의 잡식성과 수다스러움은 정말 대단하다. '1부, 디자인의 양상'에는 디자인과 관련된 여러 영역이 정말 전방위적으로 펼쳐져 있다. 우주개벽과 아르키메데스의 준정다면체가 나오는가 하면 루이지 꼴라니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한다.

'2부. 근대의 디자인'은 다소 난삽하게나마 디자인사를 정리한 내용이다. 여느 디자인사와 마찬가지로 연대기순으로 정리하고 있긴하지만 대체로 정사보다는 야사에 가깝다고나 할까?

'3부. 현대의 디자인'은 1950년대 이후로부터 최근까지의 디자인계에 대한 글이다. 시기구분을 한것을 보면 디자인사일 것 같지만 막상 몇장 넘기지 않아 거장다운 표정으로 독자를 째려보는 에토레솟사스를 만나게 된다. 이 때부터 이 책은 작가 프로필 모음집이 된다. 책의 마지막에는 자동차 디자인과 제품 디자인의 실무를 다루고 있어 업무지침서 같은 느낌도 준다.

이 책의 잡식성과 수다스러움은 저자의 다양한 편력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책에는 저자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어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반면 역자에 대한 소개는 저자에 대한 소개보다 휠씬 길어 책날개 한장을 전부 도배해 버리고 있다.) 시인, 강사, 플레너... 등등의 약력으로 미루어보아 여러 방면에 대한 관심과 폭넓은 사고를 갖춘 사람일거라 짐작이 된다.

이 책의 미덕은 읽는 이로 하여금 끊임없이 상상력을 펼치게 한다는 점이다. 행간을 따라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디자인과 연관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나와 책의 여백부에 뭔가를 끄적거리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