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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검심 1
NOBUHRO WATSUKI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 작품이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다는걸 알고는 조금 의아해했다. 배경도 그렇고 출연 인물들도 일본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들이줄줄줄 들려오는데다가 사무라이정신이 펄펄 넘치는캐릭터들, 은근하게 일본적인 수준이 아니라 아주대놓고 강조하는 건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인기있는걸까, 하고 말이다.사실 내가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건 처음엔작가인 와쯔키 노부히로가 여자라고 무조건 생각하고읽어 나갔기 때문에 우와 여자도 이런 액션을 그려낼 수 있구나-하고 감탄했었다-_-
그때는 일본 이름한자에 대해서 아는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던 이유가 크겠지만, 1권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미형(그렇다;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은 안 죽인다고-라고 결심하고 역날검 들고다니는 정신이나 주제라던가 하는 게 아니라 그 작열하는 작화 때문이다-_-)인 거였다. 사실 남자만화가들-특히 소년지라던가 남성을 주로 대상층으로 삼는 만화가들-의 그림체는아무래도 취향에 안맞았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여자가 그린다,고 생각했던 거였다. -요즘에는 여성만화가 보다 더 예쁘게 그리는 남성만화가들도 많지만, 그때만 해도 편견같은게 있었는지라;-
게다가 그게 권을 더해갈수록 예뻐지는데 어떻게 손을 뗄수 있을까. 불손한 이유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 만화를 좋아하는 많은 여성독자들 중에도나같은 이유때문에 본사람이 꽤 될꺼라고 생각한다;-)사실 발도재나 사노가 그렇게 초절미남이 아니었다면-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이나중 탁구부의 이자와같이 생겼다면-과연 소년지 연재물, 그리고 분명히
소년을 대상으로 한 스토리라인등 임에도 불구하고 여성팬들이 존재했겠는가 하는 말이다.
이만화가 좋은 또다른 점은 무서울 정도로 뚜렷한 캐릭터성에 있다. 드래곤 볼식 구성에 맞춰 수많은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그 캐릭터들 마다 잘 짜여진 스토리와 캐릭터 디자인이 인기요인의 하나였다고 본다.(그게 2부로 넘어가면서 흐지부지해져서 대단히 안타깝다. 사실 마지막 에니시와의 대결편에서는 이애들 왜 나왔냐,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멋이 없었다.) 아쉬운 점은 이 만화에서의 여성의 역할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배경도 배경이지만 그에 비해서는 꽤 많은 수의 여성이 이 만화에 등장하는데, 이 아이들은 어째 시꺼먼 남자들만 바글바글 해대니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려는 윤활유 정도의 느낌밖에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도모에라는 엄청난 임팩트를 지닌 아가씨가 있긴 하지만 도모에에게 인기면 에서도 현저하게 밀리는안타까운 히로인 카오루는 앞부분에서는 배틀에서도 하나의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자신이 가르친(이라고 할수 있겠지)야히꼬에게 넘겨주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켄신의 뒷모습이나 바라본다던가, 에니시한테 잡혀가서 동네방네 발딱 뒤집어 놓는 그런 히로인의 모습만 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그리고 닌자 미사에는 확발하고 시끄러운 소녀의 모습을 잘 그려내긴 했지만 결국은 한남자에게 목을 매는데다가 같은 닌자임에도 불구하고그에 비해 실력또한 현저하게 떨어지고, 다른 캐릭터들에게 밀려나서는 그저 그런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중요 여성 캐릭터중 또 하나인 메구미. 사노와의 커플링이 눈에 보이게 뚜렸해서 읽는나로서는 상당히 즐거웠다.여성 캐릭터중에 그래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캐릭터이며(정신적인 면은 따지지 않기로 한다)똑부러진 성격에 할말은 꼭 하는 타입이라 괜찮았다만 이작가의 만화에서 여성은 결국 다친 남자를 간호하는 역할로서의 도움밖에 되지 못하는 건가 하는 조금은 삐딱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은 1부로 끝을 맺었다면 조금 아쉬웠을 지도 모르지만 깔끔한 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너무 인기가 많아서 회사쪽에서 계속 연재하게 했다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