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수식어는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있는 작가, 미국의 체호프, 단편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을 읽어본 독자라면 그 수식어가 과장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러 단편 중 ‘별 것 아닌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과 ‘대성당‘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별 것 아닌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자식의 죽음을 바라보는 부모의 애끓는 마음과 별것 아닌 빵으로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빵집주인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대성당‘은 권태기 부부와 아내의 오랜 맹인친구가 아내를 잃고 부부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앞을 못보는 사람과 앞못보는 것이 어떤것인지 전혀 이해못하는 사람이 대성당을 그리며 소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들은 이혼한 부부와 자녀, 실직자, 알콜중독자, 한때는 사랑했지만 식어버린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부부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갈등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그 어떤 해답도 희망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 남루하고 비루한 삶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자기 안의 말들을 내밷으므로써 응어리진 마음을 풀고 자신이 처한 상황들을 인정하며 삶을 이어간다. 그것이 비록 행복하고 부유한 삶이 아닌 비루하고 절망적인 삶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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