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른생활 > 2009년6월15일 박경철님 강연
2009년 6월15일 박경철님 강연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글은 참 잘쓰시는데 말도 되실까?
박경철님은 말투에 경상도 억양이 조금 있습니다. 글로만 접하시는 분들은 모르는 부분이겠죠^^
2. 박경철님은 주식에 대한 책도 쓰셨는데 그럼 돈은 얼마나 버셨을까?
폭삭 망하셨답니다. 한때 마이너스 90%라는 엽기적인 수익률을 내신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83년 의대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아 본인이 의사로서 싹수가 노랗다는 걸 깨달으셨답니다. 그리고 주식에 눈을 떠 미국 원서까지 구입해 가며 최신 이론을 섭렵하고 기술적 투자를 했는데 실제 투자에선 연전연패. 실패한 이유는 기술적 투자를 위해선 기업의 회계장부가 믿을 만하고 축적된 데이터가 있어야 했는데 당시 우리나라 사정이 그렇지 못했답니다.
3. 주식 투자의 왕도(王道)는 있는가?
먼저 명심해야 될 거 한 가지. 주가 예측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거!
메릴린치에서 일하는 투자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종목 선택에 있어 제일 중요한 기준이 뭐냐고 설문조사를 10년마다 했는데 결과를 보면 80년대는 자기자본이익률 등등, 90년대는 유보율 등등이었답니다. 평가 기준 자체가 이렇게 바뀌는데 예측이 맞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개인투자자는 좋은 펀드에 가입하거나 미래에 고성장할 기업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4. 좋은 펀드는?
좋은 펀드는 1) 자기 재산을 펀드에 넣은 매니저가 운용하고 2) 폐쇄형이어야 한답니다.
펀드매니저가 자신의 재산을 펀드에 넣었다면 펀드가 망하면 자기도 망하는 셈이니 아주 열심히 투자를 하겠죠. 첫 번째 조건은 그렇게 죽기 살기로 운영되는 펀드여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 조건, 펀드가 폐쇄형이어야 하는 이유는 상승장일 때 펀드에 가입하고 하락장일 때 펀드를 환매하는 일반투자자들의 행태와 관계됩니다. 주가가 하락해 저점일 때 주식을 사서 주가가 고점 근처에 갔을 때 팔아야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하지만 개방형 펀드의 경우 주가가 한참 막 상승할 때 일반투자자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펀드를 가입하고 펀드매니저는 이제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면서도 펀드 규약상 펀드에 들어온 돈으로 계속 비싸진 주식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폭락하면 일반투자자들은 환매를 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는 지금 팔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환매 요구에 응하기 위해 주식을 팔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개방형 펀드는 큰 수익을 내기 힘듭니다. 폐쇄형 펀드가 답입니다.
5. 앞으로 고성장을 할 기업이란?
그런데 우리나라엔 폐쇄형 펀드가 별로 없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해볼만한 다른 방법은 앞으로 고성장할 기업을 예측해 투자하는 것입니다.
90년대에 한국이동통신에 투자했다면 그후 500배의 수익을, 다음이 처음 나왔을 때 투자했다면 그후 1000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고성장할 기업을 예측 투자한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시대가 바뀌면 반드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게 됩니다. 6,70년대 반도체, 80년대 컴퓨터, 90년대 IT 2000년대의 생명공학이 그렇습니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 뜨게 될 것인가 부단한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10대 국책산업을 아십니까? 또 그 중에서 미국, 중국, 일본의 국책산업과 겹치는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2차전지, 대체에너지, 바이오입니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이런 정보를 경시합니다. 낯설기 때문입니다. 니체는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것에 선의를 가지고 대하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것에 호의를 가지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상상력을 발휘하는 투자가 중요합니다.
이상 강의를 정리해 보았고 아래는 질의응답니다.
질문1. 상반기에 84조의 재정을 조기집행했고 5만원권을 발행한다고 한다.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 같은가?
재정이 고갈되어 재정확보를 위해 간접세로 세수 확대를 시도할 것 같다. 사회갈등이 우려된다. 5만원권은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질문2. 선생님 책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손자를 솥에 삶은 일화가 있다. 사실인가?
사실이다. 그 할머니는 나중에 자살하셨다. 평균 수명이 증가해서 50세에 앞으로 50년 더 살 것을 걱정해야 하는 고령화 사회가 올 것이다. 나나 여러분이나 치매에 걸리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대책이 시급하다.
질문3. 쑹훙빙의 <화폐전쟁>을 읽었는데 믿을만한 내용인가?
믿지마라. 기발하고 재미있는 책이지만 개인이 시스템을 이길 수는 없다. 개인의 정보력에도 한계가 있다. 개인의 창의력이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비합리적인 결론을 가져올 수가 있다.
질문4. 최근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의대로 가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개인적으로 아주 중요한 화두다. 사회의 흐름이 생명공학 쪽으로 바뀐 것인데 이런 집단적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인간의 몸에 대해 세포 단위, 분자 단위까지 가장 정확하게 공부한 인력이 쏟아져 나올 텐데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답이 여기서 나올 것이다. 또 다른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우리 의대가 배출하는 인력의 수준은 미국보다 높다.
60년대 섬유공학 70년대 화공 80년대 물리, 전자공학이 맡았던 시대적 역할을 생명공학이 대신할 것이다.
질문5. 젊은이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진부함은 악이다. 진부함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 익숙하지 않은 것에 호의를 가져라.
맛있는 과자와 음료수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행사 준비하신 분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