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시칠리아 - 지중해에서 보낸 완벽한 한 달
윤정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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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시칠리아가 어딘지 찾아봤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다행히 간단히 설명해줬다. 제주도의 10배쯤 되는 이탈리아 남단의 섬이라고. 지중해의 멋진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인 것 같았다. 책 한권 내내 바다 사진을 볼 때마다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책 제목처럼 '퐁당' 빠지고 싶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콕 중인 내게 숨 쉴 구멍같은 책이었다. 여행에세이는 늘 정말 좋거나 되게 별로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충분한 공감을 하면 꽤 오래 기억되곤 했다. 이 책이 그런 책이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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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늘 같은 곳에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 곳을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여행을 준비하면서는 가보지도 않은 곳에 대해 그리워했다고 써있는데 그 말이 참 좋았다. 한달을 여행한 것이 담긴 책이니 이런 책을 들고 떠나는 여행이라면 더 설렐 것 같았다. 작가의 여행 방식때문에도 흥미롭게 읽었는데 다른 여행서처럼 여행의 정석이 따로 없고 되는대로 해나간다는 점이 재미있고 웃프기도 했다. 나름 계획을 짜서 떠나는데 우여곡절이 참 많다. 여행하다가 후회한 경험, 관광에 실패한 경험, 사전 조사의 부족 같은 것들을 풀어내며 본인이 얼마나 답답했을까마는 나는 정말 재미있고 그곳에 마치 내가 함께 가있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대중교통의 시간 텀이 길고, 관광지는 일찍은 문을 닫는 곳에서의 여행이 순탄할 리 없었다. 작가는 몇번이나 같은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삶과 잘 맞다는 말을 했다가도 이런곳에서 살라면 못살 것 같다는 말을 하는데 독자가 보기에는 그런 생각이 현실적이고 상상하면 재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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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걷는 여행을 좋아해서 걸었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버스는 오지 않고, 안내판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무성의한 관광지도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관광객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도시가 끌리는 것 같다. 관광객들에게 기다렸다는 듯 잘해주고 여기저기 호객행위를 하는 입간판들이 싫다. 시칠리아는 있는 그대로를 담은 도시 같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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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간단식까지 포함하여 하루 5끼를 먹는다고 했다. 와...이러니 먹으러가는 곳이라는 소리가 나오지..어쩐지 사진에 먹을게 많더라니. 라구사에서 머물 때 지냈던 마르코의 집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객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마크코는 바로 집 앞에서 유기농 레스토랑을 하고 있었고 고양이 심바도 키우고 있었다. 자신이 머문 숙소에 대한 내용이 많지는 않았는데 이 곳과 마르코가 정말 좋았었나보다. 여행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만큼 즐거운 일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이 귀찮아지는 여행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조금 행복해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심바의 사진이 너무 예뻐서 부러웠다. 나만 고양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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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보고 싶던 곳은 천공의 도시 에리체와 도자기 말을 시아카였다. 에리체는 사진만 보아도 꼭 내가 신이 된 것 같았다. 유적지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낯설고 두근거릴 것 같았다. 시아카의 도자기마을도 각종 타일과 도자기 접시들이 붙어있는 벽을 보며 것는 기분을 떠올리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게다가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가가 왜 시칠리아로 떠났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가 사진을 포기하지 못하고 내내 찍어댔던 것도. 이 책 한권은 나를 거기에 데려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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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호텔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을 주제로 글을 썼다는데 그 내용이 책에 없어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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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과 어제 시칠리아에 가자는 대화를 조금 나누다 잠들었다. 꿈에서 바다를 보았는데 사진 속 시칠리아였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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