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잔, 유럽 여행
권경민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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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자마자 좋았다. 맥주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었다. 거의 1일 1캔 마시는 나는 맥주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참사랑이라고 다들 그런다. 소개되는 나라들 중 몇개 국가는 가본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운 좋게 뽑힌 유럽연수였다. 나름 모범적인 학생들을 추려 면접을 봤고 내가 갈 줄은 몰랐지만 정말 다녀왔다. 당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는데 그 중 두개 국가가 책 속에 등장했다. 책 너머로 보는 사진 속 세상은 내가 그때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하게 했다. 사진이 정말 많았는데 한장 한장 눈에 잘 담으려 애써보았다.



뮌헨 여행에서 반가운 곳을 만났다. '호프 브로이 하우스'였다. 유럽연수 때 갔었다. 고등학생이라서 우리는 맥주는 마시지 못했고 선생님들만 신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에게는 견학의 장소였을 뿐. 그 땐 미성년자였던 내가 맥주의 맛을 알았을리 없었다. 지금 가면 몇 잔을 비울 수 있을까. 이렇게 지나간 시간이 그립고 아쉽고 그렇다. 마리엔 광장 소개도 반가웠다. 우리도 거기에서 시계를 바라보며 인형들이 나와 춤추기를 기다렸었다. 관광객들은 그 시간에 카메라를 들고 모두 기다렸다가 흩어졌다. 그 모습이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여행서의 묘미는 갔던 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는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곳에 가고 싶어서 보기도 하겠지만 전에 여행했던 곳을 만나면 그 추억에 사로잡혀 한참을 헤어나오지 못하니 말이다.



꼭 가야지 했던 곳은 뮌헨 공항의 '브루펍 에어브로이'였다. 전 세계에서 양조장이 있는 펍을 소유한 공항은 뮌헨공항이 유일하다고 했다. 그 이유만으로도 가볼만 했는데 저자는 이 곳에서 마신 맥주와 안주가 너무 황홀했다고 한다. 공항음식은 비싸고 맛이 끔찍하다는 것은 전세계가 비슷할 것인데 도대체 어떻길래 이런 말이 나오는 걸까. 언젠가 독일에는 꼭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학센과 맥주먹기. 꼭 해보자.



기념품을 살 때 나름의 꿀팁을 전수 받았는데 'made in china'라고 쓰면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으니 'made in PRC'로 표시한다는 거였다. 그건 'people's republic china'의 줄임말이라고 했다. 저렇게 쓰여있으면 중국산인지 모를 것 같았다. 어쩐지 배신감이 들었다.



맥주사진이 주는 시원한 느낌은 정말 맥주가 내 앞에 있는 것 같았다. 맥주 사진만 수십장 이상일 터였다. 맥주광에게 사진만 보는 것은 고역이라 나는 이 책을 볼 때 거의 맥주를 한잔 마시면서 읽었다. 맥주와 어울리지 않는 음식은 없다는 게 나의 음주 신조인데 저자가 같은 말을 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역시 맥주를 사랑하면 다들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특히 '버맥'이 진리라고 하니, 버거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번 쯤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맥주를 빼고도 야경이 멋진 부다페스트, 콜드 에피타이저인 바프카파치오가 맛있는 이탈리아, 작가가 가장 애정하는 장소로 보이는 체코의 프라하. 너무 가보고 싶은 곳들 투성이였다. 책을 덮으니 갈증이 났다. 맥주를 한잔 마셨고 이제 유럽으로 여행만 떠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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