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이의 거짓말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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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방울을 만드는 능력. 그런 초능력을 가진 여자가 있다. 슈퍼히어로도 뭣도 아닌 그냥 손 끝으로 만드는 공기방울이 다인 능력이다. 그녀는 벌써 몇 해 째 공무원 시험을 봤고 번번히 떨어졌다. 부모님은 격려해주시지만 이제는 본인이 죄송스러운 마음에 벽을 만들어 어려워하고 있었다. 집에 도움이 되자고 생각해서 시작한 놀이공원 아르바이트는 조금 재밌을지도 몰랐다.



쓰레기장 귀신과 선영의 일상이 대조되며 점점 후반부에서 절정을 보여주었다. 민성과 연주의 풋풋한 사랑, 선영과 연준의 수줍은 사랑들이 내 마음을 적셨다. 선영은 어쩌면 자신을 알아봐 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자신의 온전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연준의 집에서 온갖 고쳐진 골동품 가전들을 보았던 것처럼 남에게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누군가를 기다렸을 수도 있다. 나는 그게 반드시 사랑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신감, 자존감, 방어기제의 탈피일 수도 있었다. 적절히 연준을 만나 사랑하며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과정도 너무 좋았다. 앞으로는 사랑이 아닌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알아갈지도 몰랐다. 이건 거짓말이 중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선영의 성장이 중요한 소설이었다.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묘사가 눈에 띄었다. 너무 닭살 돋고 부끄러워서 그저 부러웠다. 책 장례를 치뤄준다던지 재즈 음악을 틀어 놓고 떠난 연준의 감성이 너무 좋았다. 그의 편지엔 정갈한 글씨체로 선영을 기다렸을것만 같다.



소설은 친절하게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책을 덮고 어떻게 결말을 생각하는게 좋을지 조금 고민했다. 결국은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었다. 선영이 스스로에게 한 거짓말처럼 내가 내게 했던 거짓말이 뭐가 있을지 리스트를 써보았다. 그리고 부끄러워서 다신 못쳐다보는 중이다. 이제 소설의 여운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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