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도, 영화도 SF를 보지 않는다. 그렇게 끌리지도 않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실제로 봤던 몇몇 영화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A.I>라던가,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 그 외에 기억에 남는게 별로 없다. 내가 이런 얘길 하면 남편은 로맨스가 더 비현실적이고 유치하다고 말했었다. 난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는 이유를 알겠는가? 평생 잘 접하지 않았던 장르지만 놀랍게도 책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걸 표현하기 위한 예고편이었다.일단 책은 인물들의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다. 미래에서 온 봉봉이라는 로봇과 인물들의 대화는 소설같기도 이야기 같기도 했다. 사전 인터넷 설문조사를 토대로 쓰여진 책이라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많이 등장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라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양한 주제의 SF를 다루고 있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이야기 해보려 한다.로봇이 인격이 있는가, 만일 인격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존중해 주어야 하는가? 생각해보니 로봇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그 이유 하나로 쉼 없이 일을 하는 것일 터였다. 만일 정말 생각을 하고 의견을 말하고 인격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어디까지 존중해야할까?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까? 책 속엔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이상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사회가 엉클어진다'고 표현했다. 그것 이상의 상상을 해보는 질문이었다.알파고 이후 '테이'라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트위터 대화를 수집해 성장시키는 계획이 있었으나 실패했다. 실패 이유를 보고 놀랐다. AI가 혐오 발언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토록 인터넷은 혐오발언이 남발하고 인공지능은 걸러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인공지능은 어디까지가 도덕성이라는게 있을까. 어디까지 옳고, 그르고 적정 상황에 맞는 행동과 말을 할 수 있게 될까?최근 만들어진 자동주행 자동차의 기능에 대한 말이 많다. 크고 작은 사고들이 나고 있다. 만약 자율주행 중 사람이 튀어 나왔다. 길은 양 옆이 가파른 길이다. 그렇다면 보행자를 위해 차가 다른 방향으로 피해야 할까. 아니면 운전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운전하게 될까. 상황의 판단은 누가 어떻게 해야할까. 자율주행 중 사람이 죽으면 누가 보상을 해주는 거지? 나는 과학의 발달이 무섭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이제 요즘 세대에서 점점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한다. 생명과 직결된 몇몇 일들은 과학의 발달로 해결할 수 없는게 아닐지.타임머신을 타면 꼭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몇 번쯤 떠오른다. 혹시 모를 미래의 변화가 무서워서 나는 내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 그게 좋은 선택일까. 이것과 관련된 글을 써보고 싶다.책이 던져주는 화두는 SF에 대해 관심 없던 나도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줬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채 읽어도 재미있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