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속도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혜린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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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절 여성이 된 저자의 스타트업 창업. 그것도 아이 엄마들과 함께 일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게끔, 그녀들은 치열하게 일하고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가서 일하기도 하고 최대한 빨리 재우고 회의를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측은한 맘이 들었다. 나는 아이 둘인 '경력없음' 여성이다. 이른 결혼으로 사회생활을 해본 일이 없다. 이런 '경력 없는 아이 둘 엄마'를 누가 써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아이가 어느정도 크면 일을 하고싶다. 아마 내가 하고 싶지 않더라도 아이들을 키우려면 나도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아무튼 전업주부로 삶을 마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나를 충분히 사랑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제 독서모임이 있었다. 아이가 없는 새 멤버가 왔는데 전업주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거였는데, 직장에서 여성이 성차별 받을 일이 무엇이 있냐며 똑같이 야근하고 열심히 일하면 임신을 해도 직장을 나가는 일은 없다고 안일하게 일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사실 좀 화가 날 뻔했다. 아무리 아이를 낳아보지 않았어도 조금 심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열심히 일하는 동안 아이는 누가 보나? 아이가 아프면 어떡하나? 야근하면 갑자기 애를 누가 봐주나? 여성은 일 욕심이 없는 줄 안다. 전업 주부 중 꽤 많은 사람들이 일을 찾고 있다. 육아와 함께 할 수 있는, 혹은 하원 시간에 맞출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못하고 있을 뿐이다.

창업 자체도 큰 결심이었을 것 같은데 애 엄마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에 더 감탄했다. 자신의 삶 만큼 고단한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응원하고 싶다. 점점 기업문화는 엄마를 존중해주지 않을까. 이런 책과 사회문제가 자주 이야기되고 있으니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아이가 일하는 엄마를 보며 멋있다고 했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일하는 엄마가 자연스럽고 멋지다고 느끼는 것은 정말 큰 결실이다. 우리 엄마도 내가 기억하지 못할 때부터 일을 했다. 나는 다른 집 엄마들도 일을 하는 줄 알았다. 그당시엔 다들 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게 참 충격적이었다. 나한테만 자연스런 일이었다는 것이. 그렇게 일하면서도 밥해놓고 간식 챙기고 학교에서의 일을 늘 묻는 엄마였다. 나도 그런 엄마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집안일이 조금 엉망일 때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았다. 엄마의 삶. 그것도 중요하다는 것. 엄마가 일 하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라는 것.

아직까지 엄마는 일을 하면 원더우먼이어야 한다. 살림도 일도 육아도 어느 하나도 소홀하면 욕 먹기 십상인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니 나라도, 이 책을 읽는 우리라도 응원해주자. 일 하는 엄마들의 삶을. 워킹맘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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