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씨 집안 자녀교육기
쑤퉁 지음, 문현선 옮김 / 아고라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아Q가 돌아왔다.
실은, 아Q는 언제나 살아왔을 것이다.
지금도 건너 마을이나 아랫집에는 아Q가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여하튼 루쉰과 다이호우잉으로 맛들린 중국문학에서
다시 한 번 만두와 국수를 먹는 아Q의 후예를 만나 반갑다.

그리고 또 반갑다.
<마씨집안교육이>의 마쥔이 우리 아버지들, 할아버지들과 참 똑같게도
우둔하고 무뚝뚝하고 책임감 있고 적당히 허풍쟁이에다 못난이라서.
<1934년의 도망>에서의 어깨 넓고 발 크고 천대받던 어머니가
참 우리네 할머니들과 똑같게도 억척스럽고 모성애 깊고 강인하여서.

외우기도 힘든 주인공들의 이름이 아니었다면
마을 이름은 관두고 '무슨나무 고을', '무슨개울 동네'로 부르는 지명에서부터
그 생활터전이 보여주는 정경, 그 땅에 코박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궁핍한 이들끼리, 또는 덜 궁핍한 이들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갈과 갈등,
그에 대한 처벌과 융합까지도 어쩌면 우리네와 다를 수가 없어 반갑고 반갑다.

이는 또한 <브로크백마운틴>이나 <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할아버지 할머니, 기갈과 갈등, 처벌과 융합과 다를 바가 없어
새삼 '인간'과 '삶'이라는 거대한 상위계층으로 결집되고 마는 것이다.

(200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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