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 서원에서 정의로운 책읽기 - 인디고 아이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깊은 사유의 힘으로 세상의 진실과 정의를 찾아나서다
인디고 서원 엮음 / 궁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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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에 대한 새롭고 본질적인 접근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한결같이 개정의 이유이자 중점 방향으로 거론되는 것이 있다. 바로 '학습 내용의 적정화', 쉽게 말해 학생의 학습부담 경감을 위해 학습분량을 축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주 5일제 수업이라는 사회적 변화, 체험학습이 강조되는 교육방향의 변화, 과다한 학습량으로 주입식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학교교육의 병폐 개선, 학습을 포기하거나 과도한 학습 부담으로 인한 청소년 문제 개선 등의 이유로 학습내용의 축소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물론 일부 학습 내용이 상급학년으로 이동한다든지, 과목 간의 유사 내용의 통합 등으로 (내가 공부하던, 또 그 이전의)과거에 비해 학습양이 줄어들긴 했으나, 지속적인 개정 노력과 사회적 요구만큼 드라마틱하게 내용이 축소되지는 않았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교육계의 내부에서는 이 이유를 각 학문(또는 교수들의)의 알력다툼 때문으로 추정한다. 

  대학시절부터, 그리고 매년 다음해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오면서 나는 학습량을 줄이는 방법은 일차적으로 과목 수를 줄여야하고, 그 다음에는 통합교과를 만들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교육방법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스스로에게 반복하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과목 수를 줄여야 한다면 어떤 과목부터 없애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의견은 '도덕(윤리)'였다. 과목 내용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지,정의,행동 부분의 종합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하고 특히 타학문에 비해 행동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큼에도 불구하고 가장 효과가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무엇이 바른 행동인지 '알고'는 있지만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 오죽하면 가장 비도덕적인 사람이 도덕선생님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을까?

   통합교과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과목이 세분화 되어 있을수록 각 학문에서 가르쳐야 할 지식은 '전문적'이 되고, 세세한 분야의 교수(학자)가 개입함으로써 분량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학문과 교육을 '실용성'이라는 기준을 최우선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전문직에 종사한다고 해도 다른 학문의 배경지식이 바탕이 된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 고등학교 학습내용의 상당수는 해당 분야의 직업을 갖지 않는 이상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배우는 수고로움에 비해) 필요치 않다. 성인이 되고 나서 고등학교 때 배웠던 것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 요즘은 검색으로 생활의 지혜부터 전문지식까지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많은 양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 보다 정보를 찾고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그리고 내가 추구하고 있는) 앞으로의 교육의 방법은 무엇인가? 사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학교 현장에 오래 있을수록 아이들에게 '철학'교육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인간과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의 문제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며, 우리 모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곁들여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생각을 나누며 토론하고 합의해 나가는 능력이 진정 이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나는  기초,기본교육만 되어 있으면 본인이 필요성과 흥미를 느끼는 순간 학습은 자발적이고 폭발적으로 일어난다고 믿는다.  또한 너무 지식 위주의 교육, 과잉된 무의미한 고학력 사회에 반대하며 고등학교부터는 학문분야와 기술분야로 진로 방향을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물론 이것들이 이루어지려면 기술직 직업에 대한 차별의식과 사회적 대우가 달라져야하고, 대학입학생 선발 기준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교육전반에 관한 내 생각을 장황하게 풀어내게 된 것은,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했던 이 방향에 대해 이 책을 읽고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디고서원이라는 청소년 인문학 공간을 통해, 아이들은 제도권 교육과 입시교육풍토에서 '시간낭비'로 보이는 책들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간다. 중고등학생과 기껏해야 대학생인 학생들이 책을 읽고 그것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쓴 글들을 보면 그 생각의 깊이에 감탄하게 된다. 나는 과연 그 책을 읽고 그 만큼을 보고 그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을만큼 말이다.

  나도 모르게 중 2병, 사춘기, 질풍노도라는 단어로 그들을 마냥 어리고 철없게 바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 그 시기가 자신과 세상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고, 정체성을 만들어나갈 때라는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청소년에게 인문학을 권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어떻게했길래 아이들은 그 책들을 읽고, 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인디고서원 안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을 꼭 배우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가급적 빨리 제도권 교육 안에서 인디고서원의 방식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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