횔덜린 1 - 천재와 광기의 시인 위대한 작가들 4
피에르 베르토 지음, 김선형 옮김 / 책세상 / 1997년 10월
평점 :
절판


독일 튀빙겐tuebinngen 대학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노란 바탕에 사과 나무 아래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있는 그림을 볼 수 있다. 타 대학의 문양과는 달리 좀 색다르게 느껴지는 이 로고는 유명한 튀빙겐 신학대학을 같이 다니던 학생이었고 친구들이었던 헤겔, 셸링 그리고 횔덜린이 프랑스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뒷동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심고 기뻐하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난 그 잡동사니적인 프랑스 철학의 말바꾸는 독창성을 항상 말하고 싶다. 여기에 확신을 주게 된 계기(특히 데리다와 관련된)에 횔덜린도 포함된다. 사실 하이데거의 철학 안에 프랑스의 해체니 구조주의니 하는 것의 모든 원류가 고스란히 들어 있고 그 하이데거의 연구 (숲길holzwege) 안에 횔덜린은 중심을 차지 한다.

예술의 창조적인 정신은 '이념적인 옛 것'과의 대비와 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틈새의 해명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전체적인 시대상황이나 이론, 이념들과 결부된 특수한 외양 shein 들에 대해 생생하고 새로운 현실을 부여하는 것은 '해체'의 고유한 특성이 된다. 일종의 '옮겨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러한 해체는 부정하기 위해 과거의 모든 것을 회상하는 것이다.

'무한히 새로운 것의 해체는 파멸적인 폭력으로서가 아니라 사랑으로서 나타나며.....이 창조적 행위의 본질은 바로 이념적 개별성과 사실적 무한성을 결합시키는 일이다.'(소멸론)

대립과 조화를 연결시킨 사상은 피히테로부터 빌린 것이다. 대립을 종합하는 근거로서 '자의식'은 '사고, 반성, 이론'들이 보여 줄 수 없는 절대존재로의 인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극복의 뉘앙스와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회상'이라는 종합을 통해 진리를 유추해내는 횔덜린의 사고 패턴이다.

이러한 해체에 대한 횔덜린 사상의 진수는 낭만주의 사상에 흔히 들어 있는 미에 대한 찬양(설교나 철학적 시에 대해 익숙하지 못한 국내독자들에게는 다소 우습다고 느껴질만한)을 견뎌내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오 그대들, 최상의 것과 최선의 것을 찾고 있구나. 지식의 깊숙이에서, 행동의 뒤섞임에서, 과거의 어둠속에서, 미래의 미로에서, 묘지 안에서 혹은 별들의 저편에서 ! 그 이름을 그대들은 아느냐? 하나이면서 모두인 것의 이름을? 그 이름은 미(美)이다' (휘페리온)

문학의 자유로움을 사랑했기에 철학의 한계를 볼 수 있었던 그는 정신착란으로 생애 후반 40년을 아무 저서도 쓰지않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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